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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가장 높은 까치집에눈이 쌓인다

바람은 때때로 이토록 아름다운 모습

우리 앞에 펼쳐 놓고는

설레는 나를 유혹한다

사람의 마음 속에도 눈이 오게 할 수 있을까

온갖 거짓과 위선, 사랑과 행복까지도

다 덮어놓고는

다시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면

미움과 욕심은 조금만 나오게 하고

남을 위하는 마음과 작은 것에 만족하는 기쁨을

많이 나오게 하여

삶이 따사롭게 할 수 있을 것을

나뭇가지의 눈이 녹아

물방울로 떨어지는 놀이터

어느 정도의 고통은 나를 긴장시켜

겨울 찬바람에 맞설 용기를 준다

-서정윤 '눈의 풍경'

아름다운 서정시이다. 아니 차라리 한편의 진솔한 기도이다. 새해 아침에 무릎을 꿇고 조용히 자신을 채근하면서 소리내어 읽어도 좋을 듯하다.

"미움과 욕심은 조금만 나오게 하고/남을 위하는 마음과 작은 것에 만족하는 기쁨"부분을 입을 동그랗게 하고 읊조릴 때면 전신이 진한 감동에 휩싸이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현실은 이런 진실한 삶을 좀체 허락하지 않는다. 이럴 때면 "겨울 찬바람에 맞설 용기"가 필요하다. 새해에는 모든 이가 이런 용기로 살았으면 좋겠다.

김용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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