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등 대규모 국제 행사를 앞두고 대구시내 중심가에 해외 유명상품의 상표를 위조한 가짜상품들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어 국제 도시 대신 '짜가천국'이라는 오명을 쓸 우려가 높다.
2일 오후 3시쯤 옷가게가 밀집해 있는 대구시 중구 동성로 옷가게 골목. 선명한 유명외제상표를 부착한 셔츠, 가방, 신발, 양말 등이 가게 안팎으로 진열돼 팔리고 있었으나 대부분이 위조상표 제품.
ㄹ사와 ㅅ사 손가방, ㄹ사 티셔츠, ㅍ사 구두 등 진품과 똑같은 상표를 부착한 이 상품들은 진품의 30~40분의 1인 2만~3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대구지역 백화점 2곳에서만 정식 유통된다는 시가 100만원대의 ㅁ사 가방도 2~4만원에 팔리고 있다.
한 옷가게 업주는 "소비자도 가짜라는 사실을 알고 있고, 가격도 싸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며 "'짝퉁(가짜상품제품)'없이는 장사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이처럼 상인 대부분이 가짜 상품 판매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가운데 옷가게가 밀집한 중구의 경우 지난해 위조상표제품 유통으로 적발된 업소가 1/4분기 4곳, 2/4분기 1곳, 3/4분기 6곳, 4/4분기 14곳 등으로 늘고 있다.
업소별로는 일반상가가 17곳으로 가장 많았고, 대형유통점 6곳, 재래시장 2곳 등이 적발됐다. 대구시 전체도 지난 한해 총 31개 업소를 적발, 2000년 23곳에 비해 크게 늘었다. 그러나 이는 유통되는 제품 가운데 극히 일부분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허청관계자는 "가짜상품의 성행은 결국 우리나라 고유 상품 개발을 해치고 대외 통상마찰 등 부작용을 일으킨다"며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상인이나 소비자 모두 위조상품 유통의 심각성을 인식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이들 제품들은 대형 유통업자등이 3, 4명의 제조업자에게 원단, 부품, 라벨 등 자재를 공급해주고 하청방식으로 생산해 직접 소매업자에게 유통시키고 있어 적발하기도 힘들다는 것.
중구청 위조상표단속 담당 공무원은 "구청마다 단속공무원이 1명에 불과한데다 법률을 철저히 적용하면 상인 반발이 심해 단속이 어렵다"며 "올해 상반기 중 특허청과 함께 집중단속을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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