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 야 개혁파, 세력화 분주

여야 개혁파 의원들이 정치개혁을 세력화하기 위한 몸부림에 분주하다.

민주당 정대철.김근태.정동영 고문과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 이부영 부총재 등 여야 개혁중진 5인은 4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여야 개혁파 의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개토론회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야당이 내심 정계개편의 불씨로 여기는 개헌론을 "정치권 전체문제로 공론화시겠다"며 '4년 중임 정.부통령제'개헌론을 정치개혁의 과제 중 하나로 제시했다.

특히 중진모임은 개헌시기와 관련, '지방선거전 개헌 완료, 16대 대선부터 적용하자'는 식의 다소 과격한 내용을 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어 상당한 반향이 예상된다. 또 제왕적 총재직 폐지 등 정치개혁 추진과제 몇가지를 결의형식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가의 관심은 개혁세력의 외연확장이 정치권의 지각변동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쏠린다. 여기에는 정치개혁에 대한 여론이 비등하고 여야 개혁파 의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가능하다면 개혁신당 창당도 성사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특히 3김세력 연합이니 반 이회창 연대, 보수대연합 등 정계개편과 관련한 시나리오가 어느 한 방향으로 교통정리가 될 경우 상당한 폭발력을 지닐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여기에는 몇가지 변수가 있다. 민주당내 쇄신안을 두고 빚어진 각 계파간 갈등이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와 한나라당내 대선경선과 관련한 공정성 문제가 불거질 경우를 들 수 있다. 둘다 대선주자들간의 파워게임이 정계개편의 단초를 제공할 것이란 관측에서 나온 분석이다.

'3김세력 연합'을 추진중인 김윤환 민국당 대표는 "현재 여권이 전대시기를 두고 대선주자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갑론을박하고 있으나 정권창출 구도로 시야를 넓혀야 한다"며 정동영.김근태 고문을 향해 큰 틀의 정치개혁을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개헌론, 당권.대권 분리, 경선의 공정성 문제를 두고 박근혜.이부영 부총재, 김덕룡 의원 등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당내 주류측이 신경이 곤두선 상태다.

이와 함께 이인제 민주당 고문은 자민련과의 합당추진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으며 노무현 고문은 "대선후보로 낙점받을 경우 개혁세력을 중심으로 '판갈이'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정계개편과 관련한 불씨들이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따라서 정치권은 "여야 개혁파 의원들이 다양한 변수를 전제로 당분간 세력화 준비를 위한 잠행을 계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명분을 얻게 될 경우 정치세력화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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