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최고 지도자 모하메드 오마르가 조만간 체포돼 아프간 과도정부에 신병이 인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아프간 과도정부는 오마르의 신병을 인도받는대로 즉시 체포, 국내 현행법에 따라 재판에 회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으나 미국 측은 오마르의 신병을 미국으로 넘겨줄 것을 원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미국과 아프간 정부간 의견조율 결과가 주목된다.
◇오마르 신병인도=아프간 칸다하르주 정보관리인 나스라툴라 나스라트는 3일 탈레반 지휘관 압둘 아하드가 부족 원로회의에서 공습이 중단되면 남부 산악지대 바그란에서 은신중인 오마르의 신병을 넘기고 알-카에다 조직원을 포함한 1천500여명의 휘하병력과 함께 투항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나스라트는 "바그란의 탈레반 병력이 완전히 포위돼 있어 다른 방안이 없는 만큼 협상이 타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간 고위 정보당국자 누스라트 울라도 "오마르와 탈레반 병력을 보호하고 있는 부족지도자들로 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며 "조만간 획기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밝혔다.
협상은 구랍 31일부터 시작됐으며 세르 모하메드 헬만드 주지사를 단장으로 한 협상팀이 최종 조건을 협상 중이며, 칸다하르의 정보책임자 하지 굴랄라이와 굴 아그하 칸다하르 주지사가 협상팀과 연락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간 과도정부 협상팀은 오는 5일까지 오마르의 신병을 넘기지 않으면 바그란 지역에 대한 공습을 재개하고 4천∼5천명의 병력이 대대적인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통보해 놓고 있다.
미국은 이날 B-1 폭격기와 AC-130 공격용 헬기, F-18 전폭기 등을 동원한 공습을 수일만에 재개해 파키스탄 국경과 인접한 토라 보라 남부의 건물단지를 폭격했다.
◇신병인도 논란=아프간 과도정부는 오마르의 신병을 인도받는 대로 현행법에 따라 재판에 회부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미국측은 오마르가 테러 배후 오사마 빈 라덴을 보호한 인물인 만큼 신병인도를 강력히 요구, 군사법정에 세우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정부는 전후복구 등에 미국의 지원이 필수적인 만큼 오마르 신병인도 여부를 놓고 미국 측과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프간 정부도 오마르의 신병을 미국측에 인도하더라도 막후협상 등을 통해 전후 복구 지원 등 약속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류승완 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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