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3학년도 대입 전략

새해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출발과 도전을 뜻하지만 현재 고교 2학년생들에겐 의미가 더 각별할 것이다. 이제 겨우 2002학년도 입시 '나'군 전형이 시작된 시점이라고 해도, 11월6일 치러지는 2003학년도 수능시험까지는 10개월여 남았을 뿐. 멀어 보이지만 장정은 벌써 시작됐는지도 모른다.

예비 수험생들이 지금 꿰는 첫 단추는 종착점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이게 된다. 특히 최근의 입시에서는 알고 준비하느냐, 모르고 남의 뒤를 따라가느냐에 따른 차이도 크다.예비 수험생들이 반드시 알아둬야 할 내용들을 중심으로 5차례에 걸쳐 영역별.모집방법별 대비책을 짚어본다.

▲예년의 경향에 현혹되지 말라=국가가 주관하는 시험은 출제방향과 난이도, 중점 사항 등이 미리 예고돼 큰 틀에서 예측이 가능해야 한다.

그러나 작년 수능시험은 전년도에 비해 수험생의 학력 수준이 낮아진 반면 난이도는 높아져 엄청난 혼란을 초래했다. 너무 쉽게 출제됐던 재작년에견주어 '널뛰기 수능'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는 수능시험이 도입된 이래 이를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제대로 난이도를 맞춘 적이 없을 만큼 시험의 난이도를 조절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올해는 어렵게 나올까, 쉽게 나올까 예비 수험생들로서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갈팡질팡하기 십상이다.

이럴 때 활개를 치는 것이 사교육 시장이다. 학생과 학부모는일단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백화점식으로 안전장치를 제공하는 학원이나 과외에 의존하고 보는 것이다. 이번 겨울방학에 고교생들이 앞다퉈 학원으로 달려가는 현상도 여기서 비롯된다.

그러나 예비 수험생들은 수능시험이 상대평가라는 기본적인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어려우면 모두가 어렵고, 쉬우면 모두가 쉬운 것.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깊이 있게 공부하면 시험이쉽든 어렵든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작년 수능에서는 가볍고 얕게 공부한 수험생들의 점수 하락폭이 컸다"며 "수능뿐만 아니라 대학 진학 후를 생각해서도난이도에 관계없이 폭넓고 깊이 있게 공부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입을 모았다.

▲지원할 대학과 학과를 압축하라=2003학년도 입시 기본계획은 2002학년도에 비해 특별전형 일부 내용, 수시모집 기한 등 극히 일부가 바뀌었을 뿐 골격은 거의 같다. 당연히 2002학년도와 다른 대비책도 없다. 그러나 2002학년도 수험생들의 경우 수시와 정시 체제, 전형 요소 다양화 등 새로도입된 제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막판까지 힘겨운 전쟁을 치러야 했다.

2003학년도 수험생들은당연히 선배들이 겪은 입시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바뀐 입시제도에 맞는 전략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가고자 하는 대학과 학과를 일찍 겨냥해두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점이다. 자신의 실력이나 향후 성취도는 고려하지 않은 채 어느 대학, 어느 계열이 좋겠다는 식의 막연한 계획으로는 막판에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대학마다 전형방법이 워낙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자신의 실력 수준과 내신성적, 향후 성취 가능성 등을 감안해 지원할 대학과학과를 3, 4개 정도로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대학별로 중시하는 전형요소가 자신에게 과연 유리할지도 학과 결정의 중요한 근거가 된다. 입시 준비 역시 이에 맞춰 해나가는 것이 효율적이다.

▲학생부 관리에 최선을 다하라=대폭 확대된 수시모집을 두고 논란이 많았지만 올해도 대학마다정원의 30% 안팎을 수시모집으로 선발할 전망이다.

수시모집에서는 학생부와 구술.면접이 전형의 거의 전부이다.정시에서도 대다수 대학들이 예년만큼 학생부를 중시하므로 학생부 비중이 그만큼 커진 것. 고교 3학년 때 성적의 반영 비율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1, 2학년 성적이 다소 나쁘더라도 만회할 시간은충분하다. 오는 1학기부터 학교의 중간.기말 시험에 더 신경 쓰는 자세가 필요한 것.

봉사활동이나 경시대회 참가 등 학생부 비교과 부분은 일찌감치 시작하는 편이 좋다. 봉사활동의 경우 종전처럼 시간 떼우기 식은 곤란하다.

시간이나 활동 장소보다 구체적인 내용이나 과정 등을 중시하는 대학이 늘고 있기 때문. 경시대회는 대학마다 인정하는 대회와 반영 방법 등이 다르기 때문에 마구잡이로 응시할 게 아니라 자신이 가고자 하는 대학.학과에서 요구하는 분야와 대회를 잘 선택해 응시해야 한다.

▲학력을 중심으로 모든 전형요소에 대비하라=바뀐 입시제도 하에서도 수능시험이 당락에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는 점은 2002학년도 입시에서 여실히 확인됐다. 수시모집에 합격했다가 수능 등급이 나빠 탈락한 수험생이 예상보다 훨씬 많았던 점, 전체적인 수능 점수 폭락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거둔 수험생이 많았고 이들이 입시에 성공한 점 등은 수능 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수능시험은 특성상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공부한다고 그만큼 결과가 나오는게 아니므로가능한 한 일찍부터 폭넓은 독서와 원리 중심의 학습을 해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심층면접.구술고사나 논술 등의 비중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수능시험을 치른 뒤 이들 전형요소에 대비하기는 늦다. 수시모집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1학기 때부터 꾸준히 신문, 잡지 등을 읽으며 쟁점 사항을 스크랩하고 자신의 견해를 정리, 적어두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문계 학생들은 영어 독해, 자연계는 수학과 과학 과목을 깊이 있게 공부해야 한다. 기초부터 한걸음씩 다져나가는 것이 수능시험을 비롯한 모든 전형요소에 대비하는 최선책이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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