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늘의 포커스-여 전대시기 당무회의

전당대회 시기 결정을 위해 열린 4일 민주당 당무회의에는 긴장감이 돌았다. 전날 고문단 회의 결렬로 전대 시기에 대한 표결처리가 불가피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회의 표결처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던 탓인지 당무위원 참석자도 70명선에 육박하는 등 참석률이 종전 어느때보다 높았다.

지방선거 이전 전대를 주장하는 이인제 고문과 지방선거 이후를 주장하며 맞서고 있는 한화갑 고문측은 표결처리를 대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전날 계파 의원들과 숙의를 거친 이 고문은 회의장에 들어서자 마자 당무위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등 표결처리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고문은 "(합의를 도출하기에는) 시간이 지났다"며 표결처리를 기정사실화했다. 박상천 고문도 "표결여부는 한 대표 마음이지만 표결하자면 찬성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게다가 그동안 표결처리는 당분열을 초래한다며 반대입장을 밝혀온 김중권 고문도 표결찬성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에 따라 표결에 찬성하는 고문들은 이인제·노무현·김중권·박상천·김영배·김기재·안동선·신낙균 고문 등 수적으로 반대쪽 인사들을 능가하고 있다.

뒤늦게 회의장에 들어선 한화갑 고문은 다소 어두운 기색이었다. 한 고문측은 일단 회의진행 상황을 지켜본 뒤 표결에 들어갈 경우 퇴장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문과 뜻을 같이하고 있는 쇄신연대도 설훈·조성준·장영달 의원만 대표로 회의에 참석해 반대토론을 펼친 뒤 표결이 강행될 경우 퇴장해 별도의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근태 고문도 "과거 권위주의 시절에도 여야간 선거법 협상에서 표결을 하지 않았다"며 표결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한 고문측은 자신의 입장에 찬성하는 고문단의 수도 열세인데다 회의 분위기도 표결처리 입장이 우세해 수세에 몰리는 분위기였다.

양 진영이 이처럼 긴박하게 돌아갔지만 한광옥 대표는 여전히 양측 합의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었다. 한 대표는 회의 서두에 "(어제)결과물을 내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납득할 수 있는 안을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중재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조성준 의원이 "지구당 위원장들과 협의할 시간도 필요하다"며 표결을 늦출 것을 주문하자 한 대표는 회의 서두의 태도를 바꿨다. 한 대표는 "특대위가 그동안 지구당 위원장들의 의견도 들었고 두달 가까이 공청회 등을 통해 논의와 토론을 거치는 등 논의는 할 만큼 했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한 대표가 이미 당무회의 시작전에 표결처리를 기정사실화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노무현 고문이 "오늘은 국회 본회의도 있으니 협상대표를 뽑아 더 논의하고 오후에 회의를 개최하는 것이 낫다"며 중재안을 냈다.

어쨋든 전당대회 시기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당무회의 표결처리 여부로 비화됨에 따라 민주당 갈등이 자칫 내분으로 치달을 공산도 커지고 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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