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영화제작이란 '돈을 영상으로 빚은 뒤 이를 다시 돈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했다.돈놓고 돈먹기 식의 도박적 성향이 강한 영화산업의 본질을 꿰뚫은 것도 같다.
그러나 마냥 운에 기대지 않으려는 인간의 노력은 언제나 면면하다.영화마케팅 비용이 급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화진흥위 자료에 따르면 95년 이후 순수제작비의 상승과 정비례해 영화마케팅 비용도 상승에 상승을 거듭, 95년 평균 1억원에서 2001년엔 6억5천만원으로 늘어났다.6년만에 무려 6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총제작비 100억원이 넘는 영화가 거론되고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이 50%에 육박하고 있는 시대. 이런 한국영화대박시장의 배후에는 치밀한 영화 마케팅 전략이 땀나게 전개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자료이기도 하다.
이런 까닭에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노린다'는 경영의 황금률은 여기에서도 예외없이 치밀하게 전개된다.CF와 인터넷, 뮤직비디오 등 각종 매체와 조우하며 영화마케팅이 나날이 새로운 옷을 갈아입고 있는 것.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교실, 김수로가 먹고 있던 초코바를 던진다. 총알처럼 직선 질주하던 초코바, 장혁의 얼굴앞에서 딱 멈춰버린다. 장혁은 내공을 한데 모아 초코바를 되날려 버린다. 오리온 제과의 '핫브레이크CF'는 패러디의 원작영화 '화산고'의 연작이라 할 만하다.
장혁과 김수로가 영화속 캐릭터 그대로 등장하고 실제 영화를 연출한 김태균 감독이 CF를 위해 다시 한번 메가폰을 잡았기 때문. 이 CF는 '화산고'의 예고편을본 오리온 제과가 제작사 싸이더스에 적극 제의해 오면서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싸이더스 역시영화의 간접홍보를 위해 CF제작에 적극 협조했음은 물론.
영화속에 협찬사의 상품이나 특정기업의 로고를 자연스럽게 넣어 광고효과를 거두는 마케팅 기법인 PPL(Product Placement) 도 활개를 친다.
조폭과 코믹의 변주에 휴머니즘을 살짝 덧칠해 폭발적 인기를 끈 '달마야 놀자'의 마지막 장면.속세로 돌아간 조폭들이 산사의 스님들에게 택배로 선물을 배달한다.
잠깐이지만 '현대 택배' 상표가 뚜렷한 트럭이 스크린을 가득메우고, 스님들이 받은 선물상자에도 동일한 상표가 진하게 찍혀있다.
'달마야 놀자'를 제작한 씨네 월드는 현대택배로부터 제품협찬과 더불어 약 1천500만원의 협찬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현대 택배측은 깊은 산 속까지 안전하게 물품을 배달한다는 긍정적 이미지를 넓은 스크린에서 수백만 관객에게 광고한 셈.
이 외에도 인터넷 e메일을 통한 '살인예고장'이란 마케팅을 기획한 연쇄살인범과 형사들의 대결을 다룬 '이것이 법이다'와 지난해 7월 개봉한 '엽기적인 그녀'의 플래시 게임을 이용한 인터랙티브 홈페이지 '엽기걸 닷컴'운영 등도 기발한 마켓팅으로 꼽힌다. '대박영화'를 '띄워 올리려는' 인간의 노력은 앞으로도 무한히 다양한 마케팅을 창출해 낼 모양이다.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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