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이야기', '나쁜 남자', '아프리카'(1월11일), '공공의 적'(1월25일).관객 점유율 50%에 육박한 한국영화가 1월부터 보무도 당당히 출범한다. 이들 영화는 올 한해 한국영화의 전도를가늠할 첨병격.
한국 애니메이션의 작가주의 시대를 연 이성강 감독의 '마리이야기'는 '신토불이' 애니메이션이란 점에서 흥행여부가 관심사.아름다운 그림과 애틋한 러브 판타지가 가득한 작품으로 특히 주인공 남우가 마리와 만나는 환상 속 장면의 그림은 한국적 인간의 체온이 느껴질 만큼 푸근하면서도 신비롭다.
수채화와 유화 사이의 질감을 낸 채색기법과 부드러운 곡선, 그리고 자극적 원색을 배제하고주변색과 잘 융합되는 회색의 절묘한 사용이 비법. '마리 이야기'에서 목소리 연기의 주인공들을 찾아내는 것도 큰 재미다. 성인이 된 주인공 남우역은 이병헌, 남우 어머니는 배종옥, 남우 엄마를 좋아하던 마음씨 고운 어부 경민역은 안성기다.
영화 음악은 80년대 그룹 '어떤 날' 출신으로 연주앨범 '야간비행' 등에서 서정성 있는 음악성을 보여준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 이병우가 맡았다. 갈매기가 서울 하늘을 나는 오프닝 장면의 잔잔한 노래는 그룹 '토이'의 유희열, 엔딩의 주제가는 가수 성시경이 불렀다.
김기덕 감독의 일곱번째 작품 '나쁜 남자'는 너무 검어서 흰 것이 때처럼 느껴지는 나쁜 남자와 그가 안아서 검게 물들어버린 갇힌 여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2002년 2월의 제 52회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이 확정돼 2000년 '섬', 2001년 '수취인불명'으로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에 연속 진출한 데 이어 프리미엄급 영화제 경쟁 부문에 3년 연속 진출하는 쾌거를 이룬 화제작.
특히 최근 TV 드라마 '피아노'로 최고의 인기 스타 자리를 누리고 있는 김기덕 감독 영화의 영원한 동반자 조재현이 주연을 맡아 물오른 연기력을 보인다.
'아프리카'는 우연히 권총 두 자루를 손에 넣은 두 여자가 또 다른 친구들을 차례로 만나면서 펼치는 유쾌한 모험을 그린 로드 액션 무비. '할렐루야','가슴 달린 여자' 등을 연출한 신승수 감독은 "여고생 넷이서 한달간 돈도 없이 총만 들고 다니며 여행한 일화가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기사를 본 적이 있다"며 "세상에 대해 품은공통된 환상만으로 똘똘 뭉친 여자들이 반란을 꿈꾸는 통쾌한 영화"라고 자평했다.
제목 '아프리카(Afrika)'는 극 중 주인공들의 활약이 알려지자 온라인 상에 결성된 팬클럽의 이름. 주인공들이꿈꾸는 미지와 자유의 땅이기도 하다. '고양이를 부탁해'로 신인상을 받은 이요원이 김민선, 조은지, 이영진 등과 호흡을 맞춰 예전의 순백색 청순한 이미지를 벗어나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사내 같은 성격의 지원 역으로 등장한다.
'공공의 적'은 '생과부위자료청구소송' 이후 3년 만에 감독으로 복귀한 강우석 감독 작. '투캅스'를통해 형사액션코미디 장르에선 이미 독보성을 구축한 강 감독이 다시 흥행감독의 권좌를 차지할 것인가도 관심사다.
경찰다운 책임감이 전혀 없는 깡패 같은 형사(설경구)가 깔끔하고 세련된 외모의 살인범(이성재)을 쫓는다는 비교적 단순한 형사액션물의 구도를 택한 이 영화는 시종 화면을 장악하는 설경구의 연기와 강우석 감독 특유의유머로 인해 활기를 띤다.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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