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변방서 중심축으로
문민정부 출범 이후 10년 가까이 긴 겨울잠을 자는 듯하던 지역 정치권에서 최근 대선출마와 세력화 등의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차기 정부 내지 차차기대권과 그 출범 과정에서 TK의 역할이 주변부에 머물러 있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지역 정치권은 실제로 문민정부 출범에 지대한 기여를 했음에도 부산.경남세와 상도동계에밀려나 있었고 98년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에는 호남과 동교동계가 주축을 이룬 중심세력에편입되지 못한 채 주변부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TK가 지방선거와 16대 대선이 한꺼번에 치러지는 2002년 '선거의 해'를 맞아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일부 인사들만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또한 세력화하지 못한데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특히 한나라당의 경우 이회창 총재 중심의 정권창출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원칙론에서는 찬성을하면서도 소극적인 인사들도 다수다.
그러나 이런 현상들 역시 침체일로를 걸어온 지역 정치권에 활발한 토론과 논쟁을 유도하고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민주당의 김중권 고문과 한나라당의 박근혜 부총재는 92년과 97년 두 차례의 대선에서 여야당모두 당내 경선 도전자조차 내지 못한 지역 정치권에 이슈를 제공했다. 김 고문은 '국민통합 후보'를,박 부총재는 화해와 화합의 정치를 펼치는 '여성 대통령론'을 전개하고 있다.
이만섭 국회의장 역시 대선과 관련한 구상을 밝혔다. 지난 3일 대구를 방문한 이 의장은국회의장으로서의 소임을 다한 뒤 상황과 여건이 허락할 경우 '기꺼이 몸을 던지겠다'며 대선정국에서의적극적인 행보를 예고했다.
영원한 '킹메이커'인 김윤환 민국당 대표도 '반 이회창'을 기치로 한 정계개편과 3김의 연대까지 성사시키려고 부심중이다. 그는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박근혜 카드' 등 '영남후보'라며 여야를 넘나드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00년 4.13총선 이후 구심점마저 상실했던 지역 정치권의 세력화를 통해 2003년 이후를 도모하려는움직임도 없지 않다.
지난해 연말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에서 물러난 김만제 의원은 지역 정치권이 이 총재의 '직할부대'나 '들러리'가 돼서는 안되며 세력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김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들어 당내 경선에서 박 부총재를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그는 이와 관련, "박 부총재가 경선에서 표가 너무 적게 나오면 불공정 경선 문제가 제기되고 이 경우탈당할 수도 있는 만큼 그의 입지를 마련해 줘야 한다"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이 총재 일변도의 지역 한나라당의 당내 질서에 대한 변화 시도로도 비쳐져 주목받고 있다.
차차기를 노리는 강재섭 한나라당 부총재도 박 부총재의 경선도전 선언이 정치권의 관심을 대구로 불러 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지역 정치권의 입지 강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했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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