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경력 12년의 전업 투자자 박모(42)씨의 하루 일과는 그야말로 전투에 가깝다. 오전 6시 눈을 뜨자마자 박씨가 확인하는 것은 새벽에 마감된 뉴욕증시 동향. 조간 경제신문을 읽고 인터넷 주요 증권사이트에 접속해 증시에 영향을 줄만한 각 종 뉴스를 꼼꼼히 체크한다.
오전 8시가 되면 동시호가에 들어간 뒤 9시부터 매매가 시작된다. 이 때부터 박씨 는 장이 마감되는 오후 3시까지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관심종목은 말할 것도 없고 지수 관련 대형주, 투자자별 매매동향, HTS(홈트레이딩시스템) 뉴스창 에 흘러가는 각종 뉴스와 공시 등 어느 것 하나 지나치지 못한다.
점심식사도 컴 퓨터 앞에서 때우기가 다반사. 박씨는 "주식투자가 나날이 힘들어진다"고 말한다. 주식투자를 하기 위해 챙겨야 할 것과 공부해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증권사 객장 전광판만 보고 '감'으로 주식매매를 하던 시절이 그립다"고 했다. 모든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정보화·세계화 시대를 맞아 좋아진 점도 많지만 주식투자 환경도 더욱 복잡해지고 있음을 실감하기 때문이다.
박씨는 "' 정보=돈'인 만큼 남보다 1초라도 앞서서 정보를 입수해 주식을 매매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고 털어 놓았다.
박씨는 요즘 선물·옵션시장 때문에 골머리가 아프다. 선물·옵션 투자를 하고 있 지는 않지만 선물·옵션시장을 모르고는 현물시장 동향도 알 수 없다는 생각에 선 물·옵션시장에 관련된 정보 수집과 공부를 거의 매일 빼놓지 않고 있다고 했다.
증시가 마감된다고 해서 그의 일과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증권사이트에서 주요 뉴스를 체크하고, 다음날 거래할 종목들에 대한 검색을 시작한다. 밤 11시 잠자리 에 들기까지 박씨는 하루 종일 증권시장을 떠나지 못한다.
주식시장이 날로 다변화되면서 투자 변수들이 너무도 복잡다단해지고 있으며 투자 환경도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실력이 상당히 높아지면서 이른바 '세력'들의 '작전'도 점점 교묘해지고 있다. 차트 분석의 경우 몇년 전만해도 굉장히 유용한 도구였지 만 이를 맹신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작전세력들이 의도적으로 차트를 무 너뜨리는 사례가 허다하게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주식 서적에 나온 매매 기법이나 차트 분석기법을 믿고 매매에 나섰다가 낭패를 보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는 차트를 웬만큼 볼 줄 아는 투자자들 이 완전 초보 투자자들보다 더욱 큰 손실을 보는 원인이 되고 있다.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인터넷 증권사이트와 백가쟁명하는 애널리스트들이 홍수처럼 쏟아내는 각종 시황분석과 전망도 개인투자자에게 길잡이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혼란을 주고 있다.
제도 변경도 개인투자자들로서는 새로 적응해야 할 환경의 변화로 꼽힌다. 올 들어서 호가제도가 10단계로 확대되고, 총잔량 비공개로 증시 제도가 바뀌었는 데 기존 5단계 호가제도 및 총잔량 공개 제도에 익숙해 있던 데이트레이더들 가운 데 상당수는 새 제도에 적응하지 못해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달 28일부터 도입되는 개별주식옵션 역시 투자자들로서는 지나칠 수 없는 중 대한 투자환경 변화로 꼽힌다.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시가총액 상위 7개 개별종 목에 대한 옵션상품이 거래됨에 따라 이들 종목의 옵션 거래에 따라 주가가 큰 폭 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27일 개장된 야간주식시장(ECN)도 아직까지는 거래가 미미해 크게 신 경쓸 변수는 아니지만, 만약 한국ECN측의 요구가 받아들여져 향후 거래가격 변동 이 허용될 경우 투자자들로서는 밤시간까지 주식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