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페라로 보는 시대정신

음악의 정치성과 사회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오페라다. 현대 오페라의 시작인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은감미로운 연애 오페라가 아니라 귀족계급에 대항하는 서민계급의 투쟁을 그린 반체제 작품이다.

모차르트를 사랑하는예술가라면 그의 시대정신을 이해해야 하고 자신이 사는 시대 정신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오페라를 보는 사람들이 자기시대를 비판적으로 이해하지 않는 한 위대한 오페라의 비판적 사회 이해를 제대로 인식할 수 없다.

'비바 오페라'는 시대정신을 투철하게 반영한 예술이라는 관점에서 오페라의 이해를 돕고 있다. 기존의 오페라 관련 책들이 작곡가의 생애, 작품 내용, 가수나 지휘자에 대한 에피소드 등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에 비해 사회현실에 대한 설명이나 작품의 사회사적 의미를 싣고 있다.

음악은 천재 음악가의 절대정신이나 순수의지로 표상되는 것이 아니다. 19세기 이후 현대에 이르는 음악은사회적 체험의 표현이며 공통의 행위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다. 따라서 음악은 순수한 정신의 지배하에만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사회라는 환경의 제약을 받는다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비바 오페라'에서는 작곡가나 작품 중심이 아니라 계몽, 혁명, 민족, 자유, 국가, 민중, 여성, 현실, 민주주의라는 9개의 기본 개념으로 오페라 사회사에 대한 안목을 키워주고 있다.

계몽을 모차르트, 혁명을 베토벤, 민족을 로시니와 도니체티, 벨리니, 자유를 베르디, 국가를 바그너, 민중을 스메타나와 무소르크키, 차이코프스키, 여성을 비제와 생상스, 오펜바흐, 마스네, 현실을 마스카니와 레온카발로, 푸치니, 민족주의를 야나체크, 베르크, 바일, 거쉰, 달라피코라, 브리튼, 번스타인의 작품으로 설명하고 있다. 박홍규 지음, 가산출판사 펴냄, 307쪽, 1만5천원.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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