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금강산 '손실보전'이라니

자금난으로 중단위기를 맞은 현대아산의 금강산 사업에 정부가 자금지원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는 지난3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옥수수 10만t 지원논의에 이어 나온 것으로, 만일 그렇게 된다면 이는 '퍼주기 병(病)의 재발'이라 간주하지 않을 수 없다. 전쟁이든 사업이든 협상이든 교착상태에 빠지면 속타는건 양측 모두이지 일방적인 답답증은 없다. 북한은 현대측에 입다물고 가만있는데 왜 우리정부만 자꾸 서두르는 모양새인가?

우리는 '퍼주기식 대화는 안된다'는 거듭된 입장표명과 함께 설사 금강산사업이 일시 중단되는 한이 있더라도 금강산 손실보전은 곤란함을 밝힌다. '퍼주지 말고 더 기다리자'는 것이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한국관광공사가 현대측에 대출 약속한 900억원중 남은 450억원을 추가 지급하거나 남북협력기금에서 손실보전해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는 '밑빠진 현대'에 물붓기 식이 될 공산이 크고 이 모두는 국민의 세금으로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달중 예정된 현대와 북측간의 협상을 기다리고 거기서 금강산 육로관광개방 실천합의 등 금강산사업의 '구체적인 활로'가 보일때 지원방안을 강구해도 늦지않다.

육로개방 없는 수로(水路)관광만으론 관광객이 늘수가 없고, 이는 부도날줄 뻔히 알면서 뒷돈 대어주는 어리석음이다. 이런 상황에 자꾸 햇볕 운운하지 말라.

김대중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튼튼한 안보의 바탕위에 남북관계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며 화해와 안정이 대명제임을 밝힌것을 환영한다. 하지만 그 흔들림 없는 남북관계 추진이 곧 '퍼주기 계속'의 뜻은 아니길 믿는다.

북한언론의 신년사에서 읽을 수 있듯이 북은 '6·15공동선언이 조국통일의 이정표'라면서 대화의 숨통만 틔워놓은채 수령·사상·군대·제도의 '4대 제일주의'를 주창, 대외(對外)수동적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이는 우리측의 서두름은 곧 '짝사랑'일 뿐이라는 얘기와 같다. 이달중에 있을 현대측의 대북 담판, 2월초의 남북설맞이 공동행사의 끝을 지켜보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