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권의 축구 맹주로 군림했던 러시아가 2002 월드컵에서 90년대 이후의 부진을 씻고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러시아는 이번이 9번째 본선 진출로 91년 소련 연방 해체 전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축구 강국이었다.
58년 대회부터 4회 연속 본선에 진출하면서 58년과 62년에는 8강, 66년에는 4강까지 올라 기염을 토했다. 가깝게는 88년 서울올림픽에서 정상에 올랐고 그해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일궈냈다.
하지만 러시아는 90년대 들어 소련 연방이 붕괴되면서 경제난 속에 사회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축구도 하향세에 접어들었다.
82, 86년 대회에서는 16강에 진출, 체면을 유지했지만 94년 대회에서는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98 프랑스월드컵에서는본선에도 오르지 못하는 수모를 맛봤고 유로 2000에서도 지역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러시아는 그러나 올레그 로만체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일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신구가 조화를 이룬 끈끈한 조직력의 팀으로거듭났다.
눈에 띄는 스타플레이어가 없지만 탄탄한 수비를 앞세워 지역 예선을 조 1위로 가볍게 통과, 자존심 회복의 토대를 마련했다.유럽의 강호들을 피해 스위스와 유고, 룩셈부르크, 페로제도, 슬로베니아와 한 조를 이룬 러시아는 슬로베니아에 일격을당했을 뿐 7승2무1패의 성적으로 본선행 티켓을 거머지었다.
러시아는 4-5-1 또는 4-4-2 시스템으로 조직력의 축구를 펼친다. 에고르 티토프와 드미트리 호흘로프, 드미트리 알레니치예프, 알렉산드르 모스토보이 등으로 짜여진 미드필더들의 힘이 막강하다는 평가다.
노장 발레리 카르핀(32·스페인 셀타 비고)은 플레이메이커를 맡아 공수를 조율한다. 이들의 발끝에서 나오는 패스는 스트라이커 블라디미르 베샤스트니흐로 연결돼 골로 완성된다.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오프사이드 트랩 등으로 상대 공격의 맥을 끊어놓는 포백에는 빅토로 오노프코(32)와 유리 니키포르포(31) 등 30대의 경험많은 선수들이 버티고 있다.
골문은 지역 예선 10경기에서 5골밖에 허용하지 않은 로슬린 니그마틀린(27)이 지킨다. 94~96년 대표팀 감독으로 96년 유럽선수권이 끝난 뒤 경질됐던 로만체프 감독은 99년 3월 다시 복귀, 와신상담하며 명예 회복을노리고 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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