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스팸 메일'과의 전쟁

퍼스널 컴퓨터(PC)가 등장한 지도 20년이 넘었다. 1991년 이후 PC산업은 거의 '빛의 속도'로 성장하면서 경제는 물론 인간 생활 전체에도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예견된 대로 컴퓨터가 실생활의 모든 요소에 깊숙이 침투, 우리가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돼 가고 있다.

지금은 쥐의 두뇌와 유사한 기능을 갖지만 앞으로 20년 내에인간 두뇌와 맞먹는 기능을 가질 것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그래서 미국은 이미 사이버공간을 전기.수도.가스.도로보다 중요한 사회기반시설로 여기고 있다.

0..우리나라도 2가구 중 1가구 이상(53.8%)이 컴퓨터를 갖고 있으며, PC통신 가입자도 600만명을 넘어선 지 오래다. 이 '정보의 바다'에 드나드는 것이 이젠 일반화돼 하나의 새로운 사회로 정착해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사회도 밝음과어둠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이용자의 절대다수가 청소년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심지어는 성윤리에 일대 지진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0..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광고용 전자우편인 '스팸 메일(Spam Mail)'이 심각한 신종 공해로 극성이다. 하루에 1억통 정도나 유통, 전체 e메일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다.

특히 음란 사이트를 선전하는 메일이 하루에 수천만 건이나돼 사용자들이 지우느라 시간을 낭비할 뿐 아니라 인터넷망 체증으로 정작 필요한 e메일을 받아보지 못할 지경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휴대전화의 단문 메시지(SMS)를 이용한 '모바일 스팸 메일'까지 시도 때도 없이 쳐들어오고 있다.

0..더구나 음란 e메일들은 청소년.어린이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차별 살포돼 큰 문제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경우만도 지난해 10월부터 1천600만통 정도로 급증했으며, 그 내용도 각종 사이트에서 무차별로 뿌려대는 저질.음란 메일이 대부분이어서 그 폐해가 심각하다.

그러나 해외에서 쏟아지는스팸 메일은 살포자조차 추적하기 어려우며, 최근에는 네티즌들의 e메일 주소를 자동 수집하는 추출기까지 등장해그 유통을 부채질하고 있는 실정이다.

0..스팸 메일은 정보로서 가치가 없는 쓰레기 같다는 의미에서 정크 메일(Junk Mail) 또는 벌크 메일(Bulk Mail)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이 쓰레기 메일은 필터링(차단) 기능 이용으로 30% 정도는 막을 수 있으나업자들이 매일 다른 이름으로 발송하기 때문에 그 이상 방지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다시 보내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규도 무용지물에 다름없다. 이 게릴라 전법의 스팸 메일과의 전쟁이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답답할 따름이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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