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신천 자연이 돌아왔다

대구 도심을 가로지르는 신천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부터 임하댐 물을 끌어들인 뒤 신천이 맑아지면서 20여종의 물새들이 터를 잡고 있으며, 자취를 감췄던 참몰개·갈겨니같은 물고기들이 나타나 자연생태계가 복원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경북대 박희천 교수(생물학과) 연구팀이 최근 신천과 가창댐 일대에서 조사한 결과 신천에는 천연기념물 황조롱이(제 323호)를 비롯해 고방오리·알락오리·쇠오리 등 오리 6종을 포함, 11종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다.

또 신천 상류인 가창댐에는 비오리·뿔논병아리·직박구리 등 14종의 새가 분포하고 있으며, 특히 흰뺨검둥오리는 급격히 증가해 조사당시 신천 257마리, 가창댐 190마리 등 수백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박 교수는 "천연기념물인 원앙(제327호)과 붉은부리갈매기·새호리기 등 가끔 관찰되는 새를 포함하면 20종 이상의 조류가 신천에 분포하고 있다"며 "다만 수량이 늘면서 깝작도요·꼬마물떼새 등 건천(乾川)에서 주로 발견되는 종은 줄었다"고 말했다.

무분별한 개발속에 죽어가던 신천이 이처럼 도심 속 새들의 보금자리로 살아난 것은 지난해 5월부터 매일 임하댐에서 유지수 5만t을 끌어들여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나오는 5만t과 함께 방류하면서 먹이감인 물고기들이 풍부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천 관리를 맡고 있는 대구시시설안전관리사업소에 따르면 신천에 분포하는 어류는 고유종인 참몰개를 비롯, 갈겨니·가물치·메기·붕어·잉어·피라미 등 10여 종에 이르고 있다.

장정석(54) 관리사업소장은 "지난해 집중호우때 가창댐 물이 흘러든데다 인근의 금호강 물이 맑아지면서 물고기들이 수질이 좋아진 신천으로도 많이 거슬러온 것 같다"며 "60cm가 넘는 잉어나 가물치도 심심찮게 낚인다"고 말했다.

대구시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달 신천 수질을 분석한 결과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 칠성교 지점은 2.6mg/ℓ, 침산교지점은 2mg/ℓ으로 나타나 2급수(3mg/ℓ 이하)를 보이고 있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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