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손기정 선수시절 '의학 기록' 발견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 손기정씨의 당시 신체조건을 체크한 의학적 기록이 나타나 관심을 끌고 있다.

영남대병원 김용진 교수(해부병리과)가 공개한 이 기록은 손씨가 금메달을 딴 이듬해인 1937년 5월에 실시한 신체검사 내용을 실은 '조선의보' 제7권 '마라손王 孫基禎君의 身體檢査成積에 就하야'라는 논문의 복사본.

이 논문은 세브란스의전(현 연세대의대) 병리학교실 최성장, 내과학 교실 곽인성이 베를린 올림픽 이듬해인 1937년 작성한 것으로 손 선수의 심박수·혈압·폐활량·심장구조 등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당시 24세였던 손씨는 키 165cm에 몸무게는 59kg이었으며 복부둘레는 70.5cm로 복부피하지방이 거의 없었다. 측정 당시인 1937년 5월4일의 심박수는 63이었으며 "매일 운동연습을 하면 47,48로 떨어졌다"고 손씨가 말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손씨는 또 6마일 달리기를 한 직후에 측정한 심박수도 84에 불과, 황영조 이봉주 선수처럼 보통 사람의 평상시(70 전후)에 비해 심박수가 크게 떨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혈압은 안정시에는 104/58, 6마일 달리기 직후에는 112/60으로 보통 사람에 비해 혈압이 크게 낮았다. 폐활량은 3천900cc로 당시 우리나라 건강한 청년남자 503명의 평균치 3천559cc보다 높았다.

흉부 엑스선 검사결과 손씨의 심장은 큰 편이라고 적은 논문은 "손 선수의 심장은 좌계(좌심실)가 팽창되어 있으며 긴장감이 있다"며 "이것은 심장질환으로 생긴 심장확대와는 다른 스포츠 심장"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 논문은 김용진 교수가 지난 1994년 9월 일본 센다이 도후꾸대학 의대를 방문했을 때 도서관에서 발견한 것으로 김 교수는 "그해 논문의 복사본을 손씨에게 우편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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