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량 번호판 인터넷 불법거래

10일 오후 한 차량 거래 인터넷사이트. 자동차 번호판을 사고판다는 글이 10여개 올라 있었다. '차량 번호판 떼어 갔는데 어쩌죠. 아무 하자없는 경기 번호판 좀 구해 주세요' 'xx 차량 번호판 앞뒤 두짝 구합니다.

가격은 후하게 쳐 드릴게요' 'LPG 허 넘버 구합니다' 등 구입의사를 나타낸 글과 '번호판 필요하신 분 보세요' '번호판 제작해 드립니다. 두짝 40만원' '확실한 번호판 만들어 드립니다'는 등의 구매자를 찾는 내용들이다. 이같은 사이트는 10여개에 달했다.

인터넷을 통한 차량 번호판 불법매매가 성행하고 있다. 이들 번호판은 세금 체납자나 부도 등으로 차량 소유권 이전이 안되는 속칭 '대포차', 훔친차, 세금 체납차 등을 대상으로 한짝당 20만-40만원씩에 팔리고 있어 또다른 제2, 제3의 범죄를 부추기고 있다.

대구달서경찰서는 11일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울산지역 번호판을 구입, 훔친 친구 아버지 차량에 부착한 혐의로 전모(2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 9일 울산에서 99년 도난당한 31나94xx 번호판을 받은 뒤 친구 아버지인 ㅂ(50)씨의 차량을 훔쳐 달서구 월암동 한 공원에서 부착하다 붙잡혔다.

전씨는 "자동차 매매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서 안 사람에게 20만원을 주기로 하고 번호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인터넷을 통해 번호판을 불법 판매한다는 한 남성은 "쉽게 들키지 않기 위해 차종, 지역, 연식에 맞는 번호판을 주로 매매한다"며 "세금 체납으로 앞 번호판이 압류된 경우는 번호판을 만들어 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또 도난·분실 번호판 대부분이 경찰의 수배조회 및 검문검색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 불법 매매 번호판을 단 차량의 또다른 범죄도 우려되는 실정이다.

대구경찰청 한 관계자는 "도난 또는 분실 번호판이 무적차량에 부착되는 경우가 상당수 있지만 불법 제작된 번호판이 유통되는 것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철저한 검문검색외에 뾰족한 단속방법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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