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시 대통령 첫 방한-얼어 붙은 한반도 '봄바람'불게 할까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9·11테러 사태 이후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한반도의 안정을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이냐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 공화당 정부 출범 이후 경색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남북 및 북미 관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지 여부다.

우선 첫번째 관심사에 대해 양국 정상은 전통적인 동맹관계를 바탕으로 한반도 안정의 중요성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으로서는 9·11테러 사태 이후 전반적인 국제정세가 안정감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동북아 정세의 흐름에 큰 변수가 되는 한반도의 안정이 무엇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또 우리 입장에서는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대통령 선거 등 주요 국가대사를 앞두고 있어 어느 때 보다 한반도 정세의 안정이 긴요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이들 4대 국가행사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서는 한반도의 안정이 필요하다"며 "외교정책의 목표를 한반도 평화공존 기반 구축에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의 이번 방한을 통해 양국은 전통적 동맹관계의 굳건함을 재확인하면서 정치·경제·사회 등 여러분야에서 양국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가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남북 및 북미관계의 정체상태를 타파할 수 있을지 여부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일단 상당한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고위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이 이번 방한에서 김 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해 강한 지지를 표명할 것"이라며 "대북정책과 관련해 지난해 3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드러난 이견들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에게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도 미북관계의 돌파구가 열려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미국측이 평양을 대화의 테이블로 이끌어 내는데 더욱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부시의 방한 '보따리'에 정부가 바라는 선물이 들어있을 것이란 기대는 금물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의구심은 가시지 않았고 상호주의에 입각한 대북정책 추진이란 기본입장의 변화도 감지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은 "언제 어디서든지 아무런 전제조건없이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다시 던지는 선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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