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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집 그대에게...펴낸 정재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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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없이 잠시 쉬었다 가고싶은 툇마루 같은, 잔잔하지만 여운이 긴 감흥을 주는 수필집. 시인이자 수필가인 정재호씨가 고희(古稀)의 연륜에 걸맞은 삶의 관조와 문학담론 그리고 세태비평을 담은 수필집 '그대에게 드리는 선물'(도서출판 그루)을 펴냈다.

이번 수필집은 자신의 문학적 결산과 삶의 정리가 담긴 듯해 예사롭지 않다. 그만큼 담담한 심정과 무상의 경지가 엿보인다.

먼저 '시는 작설차, 통속소설은 커피, 수필은 송엽차'라고 한 '수필의 맛'에 대한 글에서 그의 문학관과 인생관을 읽을 수 있다. "수필이란 지식이나 기교로 쓴 잡다한 산문이 아니라 관조의 눈으로 본 것을 철학의 체로 걸러낸 산문으로 쓴 시"라는 것이다.

이제사 단맛보다는 쓴맛이, 쓴맛 보다는 담담한 맛이 높은 경지라는것을 깨달았다는 그는 '나의 유서'란 글에서는 "시인에겐 시가 곧 무덤이듯 수필가에게는 수필이 무덤"이라며 "사후에 무덤을 만들지 말 것"을 유족들에게 특별히 당부하고 있다.

얼마되지 않은 유산이지만 도서관과 불우한 학생들을 위해 써줄 것과 동산의료원에 장기와 시신을 기증한 사실도 밝혔다. 그리고 수필집의 표제와 관련된 글들에서 자신의 고단한 삶을 회고하며 불우하거나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을 버리지 말것을 당부하고 있다. 그것이 마지막으로 세상을 향해 줄 수 있는 최선의 선물이라는 것이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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