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부다처제 소재 TV 인기 코미디 의회서까지 논쟁

요즘 이집트에서는 수백만의 시청자들을 TV앞에 묶어두고 있는 인기절정의 코미디 시리즈가 이집트인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네 명의 아내를 둔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 부유한 사업가가 네 명의 여성과 결혼한 뒤 같은 빌딩내 각층마다 호화로운 아파트 한 채씩을 분배한다음 매일 정해진 엄격한 스케줄에 따라 네 명의 아내들을 차례대로 방문하는 생활을 계속한다.

그 남자는 '아내들을 공평하게 대하라'는 코란의 계율을 지키기 위해 부부생활에서도 꼭같이 공평하게 대하려고 약까지 복용하는 등 열성을 보인다.

그러나 과다복용한 약때문에 결국 심장병을 얻어 병원에 입원하는 신세가 된다. 병원에서 그는 큰아들에게 "한 명의 아내가 아닌, 많은 아내들을 공평하게 대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일부다처 남편으로서의 고충을 털어놓는다는 것이 대략적인 줄거리다.

사실 이집트에서는 일부 소수의 남성들만이 한 명 이상의 아내를 두고 있는 정도여서 주위에서 일부다처 가족을 찾아보기란 그리 쉽지않다. 따라서 일부다처제는 현실적으로 사회적 논쟁거리라기 보다는 주로 흥미로운 관심거리 정도로 취급돼 왔다.

그러나 한 남편과 여러 아내를 주제로 한 코미디물(物)이 라마단(이슬람의 聖月) 기간동안 연일 방송되자 이집트사회는 순식간에 이 문제로 논쟁의 불이 활활 붙기 시작했다. 그 불길은 한 여성의원에 의해 이집트 의회로까지 옮겨가 정치적인 논쟁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아무튼 드라마 방영을 계기로 새롭게 일고 있는 일부다처제 논란을 둘러싸고 여성인권운동가들은 이 프로그램의 방영중지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선 반면 일부다처제 옹호론자들은 일부다처제를 알리는 계기로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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