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 대통령 부패척결 의지 천명

김대중 대통령이 14일 연두기자회견에서 밝힌 올해 국정운영의 화두는 부정부패 척결과 국운융성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정권 핵심인사들이 연루된 각종 비리에 대한 사과와 특별수사검찰청의 신설을 빼놓고는 기존에 이미 수차례 언급한 내용들의 재나열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김 대통령은 우선 최근 잇따른 벤처기업 비리에 공직자와 금융인, 청와대의 전.현직 직원들이 연루된데 대해 사과하고 자신이 선두에 서서 이 기회를 비리척결의 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김 대통령은 이같은 의지 천명과 함께 부정부패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안으로 '특별수사검찰청'의 조속한 설치를 약속했다. 이는 옷로비 사건에 이어 신승남 검찰총장의 동생 승환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특별검사팀에 의해 뒤집어지면서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가중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김 대통령의 부정부패 척결의지 천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 대통령은 그동안 기회있을 때마다 이같은 의지를 밝혀왔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는 점에서 얼마나 실천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이 많다.

김 대통령은 올해 국정운영의 또다른 화두로 제시한 국운융성을 위해 세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그것은 경제의 경쟁력 제고와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 남북관계 개선 등이다.

김 대통령은 이중 경제 재도약을 가장 먼저 들었다. 이는 그만큼 경제 경쟁력 제고가 김 대통령이 남은 임기중 가장 심혈을 기울일 과제임을 뜻한다.

경제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는 전통산업과 첨단산업의 접목, 수출확대를 위한 3년내 일류상품 500개 개발, 외국인투자 확대, 관광산업의 진흥, 신노사문화 정착, 상시적 구조조정 체체 확립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같은 방안들은 김 대통령이 그동안 누차 얘기해온 것으로, 우리 경제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김 대통령은 국운융성을 위한 또다른 방안으로 이른바 월드컵과 부산아시안게임 등 4대 행사와 남북관계 개선을 제시했다.

이중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가장 심혈을 기울여 추진해온 남북관계 개선이 정체상태에 빠져있는데 따른 안타까운 심정이 엿보인다.

김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은 평화의 전제조건이며 또 평화는 국정 성공의 전제조건임을 밝히면서 그동안 남북간 실천과제로 합의한 경의선 복원 문제, 개성공단 건설문제, 금강산 육로관광문제 등을 차질없이 실천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정체상태에 있는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방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이는 남북관계 개선에 큰 변수인 미국의 태도에서 아직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지 않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앞으로도 남북관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 대통령은 이같은 과제들을 챙기면서 집권 마지막해인 올해를 국민의 협력속에 훌륭이 마무리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경훈기자 jgh0316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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