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열리는 월드컵 기간 숙박시설이 모자라 비상이다. 대구시내 관광호텔들은 FIFA지정 월드컵 공식 숙박대행업체가 대부분 선점했고 나머지도 단체관광객은 난색을 표하고 있으며, 대구시가 공식 숙박업소로 지정한 장급 여관 상당수가 거부의사를 밝히거나 객실의 절반가량은 '낮손님용'으로 내놓지 않고 있어 단체 외국인 관광객이 30명만 넘어도 여관을 구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대구시 관광과 집계결과, 월드컵 기간 중 대구를 찾을 외국인 관광객이 3만여명에 이르러 이들에게 최소한 1만6천530 객실의 숙발시설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구시가 14일 현재 확보한 객실은 여관 1만3천889실과 기숙사.수련원.민박 등 대체 숙박시설 1천725실 등 모두 1만5천614개에 불과, 1천여명의 외국인 관광객은 대구시내에서 잠 잘 곳이 없다.
이는 월드컵 공식 숙박대행업체인 영국 바이롬사가 중국어 통역이 가능한 인터불고·파크호텔 등의 주요 호텔을 FIFA 패밀리용으로 독점 예약, 대구시내 관광호텔 37곳 2천416실 중 31곳 1천500여 객실을 차지하는 바람에 일반 외국인 괸광객은 호텔 이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대구시가 월드컵지정숙박업소로 선정한 장급 여관들도 대부분 객실의 절반 가량을 '낮손님'용으로 빼놓은 데다 둬 지정업소 등록을 거부하는 사례가 속출, 숙박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월드컵 개최 10개 도시 여관급 이하 숙박시설 예약을 전담하는 한국정보통신 '월드 인(World Inn)'에 따르면 이 회사 예약시스템에 들어가 있는 대구지역 여관 수는 현재 454곳으로, 대구시가 지정숙박업소로 선정한 565업소 중 111개 업소가 등록을 거부한 상태다.
여관업주 이모(53)씨는 "외국인 관광객이 꼭 온다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냐"며 "지역 대부분의 여관이 40~50% 정도의 객실을 주간용으로 남겨두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과학대학 관광사업부는 "월드컵 기간 중 3차례에 걸쳐 800여명의 중국관광객을 대구에 유치할 예정이지만 중국어 통역이 가능한 관광호텔은 이미 영국 숙박대행회사가 선점한 데다 다른 호텔이나 여관들도 단체손님은 곤란하다는 입장이어서 아직 숙소를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더욱이 대구시는 숙박난에 대비, 동구 봉무공원 텐트촌, 영남대·대구대 등 대학 기숙사, 민박 가정 등의 대체 숙박시설 확보에 힘을 쓰고 있지만 이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학기숙사는 방학이후에나 이용이 가능하고, 지난해부터 대구시 월드컵지원의 민박희망에 지원했던 1천63가구 가운데 경제 사정 등을 이유로 중도 포기한 가구가 200여곳에 이르고 있다.
강인호(계명대 관광경영학부) 교수는 "공식숙박업소로 지정한 여관들도 러브호텔과 비지니스호텔을 철저히 구분하고 있는 외국 관광객에게 문화적 충격을 줄 수도 있다"며 "숙박난을 타개하기 위해 여관업주들에게 세제혜택 등의 실질적 메리트를 부여해 월드컵 숙박시설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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