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9년 대세상승과 비교한 현재 증시

지금 증시 참여자들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과연 국내 증시가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었는가 하는 것이다. 과거의 역사가 반드시 되풀이된다는 법은 없지만 대세 상승을 시작했던 지난 98년말~99년초 상황을 점검함으로써 현 장세를 진단하는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IMF 환란의 충격 속에 98년 6월 종합주가지수 287.46까지 대폭락한 국내 증시는 이후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었다. 이후 지수는 99년 1월12일 장중 고점 기준으로 651.95까지 줄달음쳤다. 이 기간 동안 지수는 몇차례 숨고르기가 있었지만 20일 이동평균선을 한번도 붕괴하지 않는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모두들 대세 상승의 기대감에 부풀어 있을 때 지수는 99년 1월12일부터 급락하기 시작했다. 지수는 2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떨어진데 이어 6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내려가는 등 지지선을 잇따라 하향 돌파하며 99년 2월25일 489.75(장중)까지 떨어졌다. 두달여만에 전고점에 비해 무려 160여 포인트나 급락한 것이다. 시장의 부푼 꿈은 실망으로 변해갔다.

"대세상승은 물건너갔다"는 소리가 시장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그러나 폭등은 추가 하락에 대한 공포 속에 싹을 틔웠다. 99년 2월25일부터 주가는 맹렬한 기세로 재상승하기 시작했다. 2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지는 조정이 단 한차례 있었지만 지수는 99년 7월12일 대망의 1천50 포인트까지 올랐다. 94년 11월(1천145.01)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종합주가지수가 네자리 시대를 연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와 비교해 보았을 때 현재의 상황은 어떠한가. 지수는 지난해 9월 9·11 테러 사태 직후 463.54까지 떨어졌다가 750 포인트(2002년 1월7일 장중)까지 올랐다. 이 기간 동안 지수는 2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단 한차례(2001년 12월) 떨어졌지만 6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았다.

따라서 향후 주가 움직임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는 20일 이동평균선의 지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지수가 20일 이평선을 지지한 채 반등에 성공한다면 지수의 상승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지수가 20일 이평선 아래로 떨어진다면 지난 99년 1, 2월에 나타난 급락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될 경우 지수는 지난 98년 12월~99년 2월에 걸쳐 나타난 산(山)자와 비슷한 '헤드앤숄더'(Head & Shoulder)와 같은 모양을 만들 공산도 있다.

주가는 대응의 영역이지 예측의 영역이 아니라고 한다. 주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장의 움직임이 나타나는 대로 대응해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시장의 움직임이 나타나면 이에 맞는 매매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한 투자 자세라 할 수 있겠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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