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본선 진출국-17 중국

'잠자던 거인' 중국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 세계 축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은 지난 58년 스웨덴 월드컵 때부터 아시아지역 예선에 나섰으나 한국과 일본, 중동세에 밀려 들러리 신세를 면치 못했다.

90년대 들어 개방정책으로 경제성장을 이룩한 94년 프로축구를 출범시키면서 축구 꿈나무들을 브라질과 유럽에 유학보내 미래를 준비했다. 또 프로팀 감독으로 유럽, 남미, 한국 등에서 우수한 지도자를 초빙해 선진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국가대표팀도 지난해 1월 멕시코 등 4개국을 월드컵 본선에 올려 놓은 유고 출신의 명장 보라 밀루티노비치(58)에게 맡겼다.

과감한 투자 결과 중국 축구는 지난해 6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16강에 오르고 2002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중국은 아시아지역 1, 2차 예선을 통해 아시아 정상권으로 발돋움했다.

1차예선에서 6전 전승을 거둔 중국은 2차예선에서도 중동의 거센 모랫바람을 가볍게 통과했다. 아랍에미리트와 오만, 카타르, 우즈베키스탄과의 2차 예선에서 7차전까지 승승장구하며 6승1무로 1경기를 남겨놓고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중국은 4-4-2시스템을 기본 전술로 쓰며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조직력을 자랑한다. 주전 대부분이 180cm 이상 장신들로 구성돼 유럽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을 만큼 체력이 강하다.

우청잉-판즈이-두웨이-순지하이로 이어지는 포백은 강한 체력을 앞세워 상대 공격수들을 묶고 공격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한다. 이들 수비진은 2차 예선 8경기에서 2골만 허용하는 철벽방어를 과시했다.

플레이메이커는 치홍. 공격형 미드필더로 경기를 읽고 풀어나가는 능력이 뛰어나고 정교한 패스, 날카로운 슈팅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격은 30대 노장인 하오하이동과 양천, 시에후이가 이끈다. 공격진은 골 결정력이 뛰어나지만 세련미가 떨어지는 약점을 안고 있다.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13억 중국인의 성원을 한몸에 업고 있다. 중국인들은 86년 멕시코, 90년 코스타리카, 94년 미국, 98년 나이지리 감독을 역임하면서 이들 나라를 모두 16강에 올려 놓은 밀루티노비치가 이번 월드컵에서도 중국의 16강 진출을 책임질 것으로 믿고 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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