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종필 총재 대선출마 선언

15일 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내각제 실현을 위한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데 대해 정치권은 올 지방선거에서 충청권 사수를 위한 자민련의 적극적인 방어 전략으로 보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김 총재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가 DJP 공조후 사퇴하면서 텃밭인 충청권에서 젊은 층의 지지를 상당부분 잃어 버렸던 점을 감안, 김 총재의 직접 출마만이 지방선거에서의 완패를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자민련도 한나라당의 충청권 잠식이 본격화된 후 직접 대선주자가 나와야만 충청권 표를 최대한 지킬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김 총재의 공식 선언에 대해 자민련은 내부적으로 최소한 200만표 이상의 득표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총재는 이날 지난 95년 같은 날 자민련 창당 결심을 밝힌 바로 그 장소에서 차분히 낭독한 '이 나라 이대로는 안된다'는 제목의 연설문에서 "제왕적 대통령문화가 만성적 정치불안을 가져오고 이 불안이 사회의 모든 병리현상을 초래하고 있다"고 대통령제를 비판하고 "분권의 시대인 21세기의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는 내각제로 우리나라 정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태양이 지기 전 서산녘을 찬란하게 물들이는 것처럼, 내각제 완성을 위해 모든 정열을 불태우다 노을처럼 아름답게 퇴장할 것"이라며 "타다 남은 흉한 나무토막이 아니라 황홀한 낙조의 아름다움으로 역사에 남겠다"고 전의를 다졌다. 그는 이어 취임 1년6개월에서 2년내에 내각제 개헌 후 사퇴하겠다며 내각제 도입 의지를 거듭 밝혔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재가 차기 대선에서 다시 킹메이커 역을 맡거나 정계은퇴 명분으로 출마 선언을 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제기하고 있다.

때문에 대선출마 선언에도 불구하고 김 총재가 차기 대선에서 실리찾기와 영향력 확대를 위해 다른 당의 대권주자와 연대나 합당 더나아가 정계개편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는 분석은 여전히 유효하다.

YS의 내각제 지지 거부로 JP의 내각제 신년구상이 초반부터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그와 자민련의 앞날도 그만큼 더 험난해질 것이란 관측이 많은 점이나 이날 "신보수정당이 필요한 때이며 내가 정계개편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내각제 '보수신당' 창당 구상을 처음으로 공식화한 것도 이러한 위기 의식을 감안한 고육지책이라고 볼 수 있다.

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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