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규칙적인 운동, 다이어트, 함께 여행하기 등 2002년 새해를 맞아 의기양양하게 큰 소리로 가족에게 한 약속이 보름이 지난 이즈음이면 슬슬 자신도 없어지고 어느 듯 과거로 회귀하려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고통스런 것은 금연.우리나라 흡연인구는 약 1천200만명으로 세계최고 수준이다. 흡연자가 점차 남자 중년층에서는 감소하는데 반해 학생들과 여성들의 흡연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작년 KBS 9시 뉴스가 의욕적이고 지속적이며 단계적으로 연속 방영한 금연프로가 사회에 반향을 일으킬 즈음 20여년간국내 코미디계를 풍미해 온 이주일(61.본명 정주일)씨가 흡연으로 인한 폐암으로 알려지자 우리 사회전체가 금연신드롬에 빠지고 있다. 더욱이 이씨가 처참한 모습으로 브라운관 앞에서 금연을 호소하자 신년을 맞이한 시기적 특성과 맞물려 흡연자들이 갈 곳이 없어지고 있다.
여세를 몰아 신년 들어서 계속 KBS가 흡연의 폐해를 지적하고 신문과 인터넷에서도 만병의 근원을 흡연으로 지목하여 대대적으로 공세를 펴고 있다.
이 씨의 영향으로 하루 4갑의 골초 개그맨 김국진, 최수종이 금연에 성공한데 이어 박광현,신현준 ,심현섭, 박수홍 등이 금연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이 열기는 우리 사회를 강타해 학교에서의 전면 금연, 대기업에 이어 중소기업의 금연 붐, 정부의 금연 종합대책,담뱃값의 인상 등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또 간접흡연에 대한 폐해가 늘어나면서 가정과 직장, 공공기관과 대형건물은 금연구역으로 선포된 지 오래이고 그나마 식당마저도 점차 청정지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한 통에 20만원하는 금연초, 금연패치, 금연음악CD 등 금연 보조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사탕과 껌 캔디 초콜릿의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은단은 35% 이상 판매고가 증가했다 한다.
흡연자들은 이제 마치 담배 한 개비를 손가락에 끼울 때 마다 주변을 살피고 상대의 눈치를 보는 죄인처럼 되어가고 빌딩 밖 한쪽 구석에 옹기종기 씁쓸한 연기를 내뿜는다. 건강을 위해선 등산과 조깅보다 앞서 행동해야 하는 것이 금연이다.
흡연을 하면 건강나이가 5년 더 먹는다는 것보다, 자신을 위하고 처자식을 생각하며, 이사회 구성원들을 구원한다는 거창한 슬로건 아래 우리 모두 호주머니와 책상속의 담배를 쓰레기 통에 버리면 어떨까.
미디어모니터회 김긍연 zzinsal@hitel.net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李대통령, 남아공 대통령·호주 총리와 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