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아건강 365일-경련

조그만 소리에도 깜짝 깜짝 놀라는 아이들이 있다. 때때로 손발을 부르르 떨거나 턱을 덜덜 떨기도 한다.

성장과정의 소아 특히 영아들에서 갑자기 의식이 혼미해지고 발작적인 근육운동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것을 경련이라고 한다. 영아들은 아직 미성숙한 뇌를 갖고 있기 때문에 어른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 여러가지 외부자극에 잘 놀라게 되는 것이다.

가장 흔한 경우로 열로 인한 열성경련이 있다. 또 심하게 울다가 경련을 하는 경우도 있고, 호흡기 혹은 장염 치료 도중에도 바이러스의 뇌세포 자극으로 경련을 하기도 한다.

◇놀랐을 때는 바늘로 따야?=집 근처에 병.의원이 없고 의학적 상식이 일반화되지 못했던 과거에 부모들은 경련을 하면 바늘로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따는 응급조치를 했다. 그런데 아직도 "아이가 놀랐을 때는 바늘로 따는 것이 최고"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다.

경련이 있을 때 집에서 바늘로 따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깨끗하지 못한 바늘로 몸에 상처를 내면 이차적인 세균 감염이 생길 수도 있다. 경련의 지속시간은 수분 이내로 짧지만 환자마다 지속 시간은 약간 다르다. 집에서 바늘로 딴다고 해서 경련 지속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에게 고통만 줄 뿐이다.

◇경련을 자주하면 머리가 나빠진다?=경련을 자주 하면 머리가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다. 비간질성 경련의 경우 머리가 나빠지는 경우는 없다. 물론 간질성 경련의 경우 간혹 머리가 나쁜 아이나 정신박약아 등이 있다.

이 경우에도반복된 경련 자체가 뇌를 손상시켜 머리가 나빠진 것이 아니다. 원래부터 머리가 나쁠 소인을 가진 것이라고 보면 된다. 경련을 자주 한다고 해서 간질로 진행되지는 않으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이가 경련을 하면=절대로 엄마가 당황하면 안된다. 아이가 의식이 없어서 생길 수 있는 흡인성 폐렴이 나타나지 않도록 응급처치를 해 주어야 한다. 아이를 옆으로 비스듬히 눕히고 머리를 약간 아래쪽으로 두어 입안의 타액이 밖으로 흘러나오게 하고 호흡을 더욱 자유롭게 해 주어야 한다.

입을 꽉 물고 있을 때 강제로 입을 벌리려 하면 안된다. 숟가락 같은 것을 무리하게 집어 넣어 치아나 잇몸을 상하게 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혀가 물리지 않는 상태라면 억지로 입을 벌릴 필요는 없다.

◇간질과 경련은 다른 것=간질과 경련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간질은 수년간 약물 투여가 필요한 만성병이다. 소아기에는 간질성 경련과 유사한 증상을 가진 질환이나 생리적인 현상이 많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소아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간질성 경련과, 비간질성 경련 또는 유사 경련의 진단은 부모의 자세한 이야기만으로도 가능하므로 부모가 발작 당시의 양상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글: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임병학(소아과원장.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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