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향 새 상임지휘자 조르다니아씨

"대구시립교향악단을 맡게 돼서 기쁨니다. 제가 가진 모든 능력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말보다는 음악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겠습니다".

제7대 대구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에 임명된 박탕 조르다니아(60)씨는 대구지역 음악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러시아 출생으로 83년 미국으로 망명한 박탕 조르다니아는 90년부터 98년까지 KBS교향악단 수석객원지휘자를 역임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한국이 제2의 고향이라는 그는 도가니탕과 막창, 된장찌개를 한국인보다 더 잘 먹고 오랜 친구처럼 편안함을 주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다. 대구시립교향악단 제5대 상임지휘자를 지낸 마르티노프와 동문 수학한 사이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첫 데뷔 무대인 18일 신년음악회를 앞두고 14일 오전 대구시립교향악단과 첫 연습을 가진 박탕 조르다니아는 "느낌이 좋았고 단원들과의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연습 시간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일부 우려에 대해서는 "프로 오케스트라는 연습의 양보다 레퍼토리와 연습의 질이 중요하다"며 "5번 정도의 연습이면 충분하다"고 일축했다.

또 그는 '나쁜 오케스트라는 없고 나쁜 지휘자는 있다'는 말을 인용, "오케스트라 성장에는 한계가 없기 때문에 대구시립교향악단이 뉴욕필하모닉보다 좋아 질 수 있다"며 "많은 오케스트라 지휘 경험을 살려 대구시립교향악단을 좋은 오케스트라로 만들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연주 색깔을 묻는 질문에는 "대단히 역동적이며 어떤 음악이던 30분만 악보를 보면 소화해 낼 수 있을 만큼 다양한 레퍼토리를 자랑하고 있다"며 "지휘자의 악기인 오케스트라를 통해 감명을 주는 연주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듣고 느낄 수 있는 음악이 좋은 음악"이라며 "많은 설명이 필요한 현대 음악은 이런 측면에서 질이 떨어져 그다지 선호하지 않지만 스트라빈스키, 쇼스타코비치, 프로코비예프 음악은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자신의 지휘 첫 데뷔 연주곡인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의 경우 "지휘 스타일과 잘 맞기 때문에 이번 대구시립교향악단 신년음악회에서도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을 연주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시향 운영계획과 관련, "도전하는 것이 성장의 지름길"이라며 "조만간 올 대구시립교향악단 연주계획을 확정하고 부지휘자, 악장을 두는 문제는 대구문화예술회관장과 논의해서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단원들에 대해서는 "한꺼번에 많은 것을 주문하지 않고 하나씩 개선해 나가겠다"며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에 경직되지 말고 차분하게 연주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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