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17일 "북쪽(북한)이 경의선 공사용 막사를 수리하는 등 (경의선) 철도 연결 조짐이 보인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힘에 따라 경의선 철도 연결문제가 다시 관심사로 등장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낮 대민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일선 공무원 24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중국시장이 열렸는데 북쪽 (경의선 구간) 14㎞를 연결하지 못해 중국에 가지 못한다"면서 경의선 철도 연결문제를 거론했다.
특히 김 대통령의 경의선 철도 언급은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중국측이 자국 관광객의 우리나라 입국 편의를 위해 북한측에 경의선 철도 연결사업에 나서도록 적극 권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져 주목된다.
나아가 북한측도 오는 4월 15일 김일성 주석 탄생 90주년을 전후해 열리는 '아리랑' 축전과 월드컵 대회를 연계해 외국관광객들이 남북을 왕래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관측마저 대두되고 있다.
북한은 김 주석 생일을 맞아 제20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 제4차 '김일성화전시회' '국가도서전람회' '평양미술축전' 등 다채로운 행사들을 준비중인 것으로알려졌다.
특히 북한은 4월 29일부터 6월 29일까지 두달간 릉라도 '5월1일 경기장'에서 10만여명의 예술인과 학생들이 참여하는 대집단체조 및 예술 공연, 즉 '아리랑' 축전을 치르기로 하고 외국관광객 유치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북한측이 마음만 먹으면 월드컵 대회와 '아리랑' 축전을 매개로 한 경의선 철도 연결사업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정부 고위당국자도 "북한은 '아리랑 축전'에 엄청나게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북한은 월드컵과 '아리랑 축전'을 연계해서 외국관광객들이 (남북을) 왔다갔다 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아리랑 축전'에 갈 사람이 있다면 중국사람들인데, 이들에게 제일 편리한 교통수단은 기차"라면서 "중국사람들이 평양에서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오면 편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경의선 연결은 지금이라도 합의만 하면 북한의 노동력과 우리의 기술을 합쳐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정체상태에 빠져있는 남북관계가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고서 월드컵과 '아리랑' 축전을 연계한 경의선 철도 연결사업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미북간 대화가 재개되지 않는 한 남북관계 진전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경의선 철도 연결 등 남북간 주요 협력사업은 미북관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열리지 않을 경우 당장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내달 19일로 예정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주목을 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편 국방부와 정보당국은 내일 북한이 지난해 12월말께부터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경의선 공사 구간 지역에 설치된 군 막사를 증축하고, 보수하는 등 공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황의돈(육군준장) 국방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 "북한은 지난해 3~5월 사이 일부막사와 군 병력을 철수한뒤 다시 견고한 막사를 증축하고, 군 병력을 투입시킨 것은 경의선 공사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000년 9월 이후 경의선 북측 단절구간인 개성시 봉동역 부근에 군부대 막사 150여동과 군인 4천여명, 중장비 170여대를 투입해 경의선 복원 공사 준비작업을 해왔으나 지난해 초 일부 막사와 병력을 철수시켰다.
북한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해 초부터 황해남도 지역을 대상으로 대대적으로 벌인 토지정리사업을 위해 일부 중장비와 병력을 빼낸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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