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의대 '의학전문대학원' 반대

정부가 2003학년도부터 도입하기로 한 의학전문대학원제도에 대해 대구시내 4개 의과대학 모두 수용않기로 했다.

이에 앞서 한국의과대학학장협의회도 의학전문대학원 반대 의견서를 지난 15일 교육인적자원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의학전문대학원을 도입할 경우 의사양성과정의 이원화, 의대생 교육과정 연장, 의학교육 전(前)과정이 2년이냐 4년이냐에 따라 서로 다른 학위 부여 등의 문제를 들어 반발하고 있다.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등 대구지역 4개 의과대학은 의학전문대학원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현행 의과대학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경북대 의대 곽정식 학장은 "의사를 양성하기 위한 의학교육과정이 현행 제도와 학사학위를 받은 후 의학전문대학원(4년)이수로 이원화하면 의사집단도 교육과정에 따라 나뉘어진다"고 지적했다.

곽 학장은 "같은 기간에 같은 의학공부를 하면서 누구는 학사를 받고 누구는 석사를 받는다는 것 또한 모순"이라고 말했다.

대구가톨릭의대 박정한 학장은 "의학전문대학원의 도입은 입시준비기간을 4년 더 연장하는 것이 되고 늘어난 교육비를 보상받기 위해 의사는 진료비를 올리게 돼 결과적으로 국민의 의료비 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 예상했다.

박 학장은 "의학전문대학원을 도입하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의대 교수가 필요하지만 의과대학의 등록금 수입은 오히려 줄어들어 사립대학의 재정난도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과대학학장협의회는 반대 의견서에서 "의사를 양성하기 위한 의학교육과정은 단일 제도여야 한다"며 "현행 2+4제도를 근간으로, 의예과를 수료하지 않은 학생도 진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실정에 맞으며 학위는 석사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전문대학원 제도가 도입되면 의예과 입시과열이 그대로 전문대학원 입시과열로 재현되고 학문 분야별 혼란과 파행을 초래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전문대학원 체제의 전환여부와 전환시기는 전적으로 대학 자율이지만 각 대학은 '의예과(2년)+본과(4년)'인 현행 의과대학 체제를 유지하거나, '학사+4'인 전문대학원 체제로 전환하거나, 현행 의과대학 체제와 전문대학원 체제를 병행해도 된다.

단 병행 체제는 2009년까지만 허용되며 이후에는 어느 한가지를 정해야 한다. 따라서 전문대학원 체제로의 전환여부와 전환시기는 대학 자율이지만 의료계의 반발이 확산될 경우 당장 내년 입시요강 확정을 앞두고 있는 대학들의 의예과 폐지 여부가 불투명해져 입시혼란마저 우려되고 있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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