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박근혜 부총재의 관계가 '방패와 창'의 모양새로 정립되고 있는 양상이다.이 총재는 17일 연두기자회견에서 집권후 당권·대권 분리 약속과 '선택 2002 준비위원회'에 박 부총재를 포함시키는 것으로 정당 개혁을 내세운 박 부총재의 요구를 일단 수용하는 형식을갖춘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이 총재측은 제왕적 총재라는 박 부총재와 여론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이날 이 총재는 "당권 대권 분리는 대통령이 된후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이뤄져야 한다. 현재 국가혁신위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총재직 사퇴를 약속했다. 또 공정한 당내 대선 경선 요구에 대해서는"경선시기가 결정되면 적절한 때 총재권한대행 체제를 가동하겠다"면서 박 부총재를 전당대회 준비기구인 선준위에 포함시켰다.
당초 이 총재측은 "대선주자인 박 부총재가 선준위에 포함되면 도리어 공정한 경선이 되지 못한다",당권·대권 분리에 대해서도 "정권을 잡더라도 힘의 분산을 막기 위해 총재직 사퇴는 고려할 사항"이라고 주장해 왔다.이 총재의 태도 변화는 전국적인 지명도와 대중적인 인기를 가진 박 부총재를 대선 전까지 결코 놓칠 수 없다는 전략인 셈이다.
반면 박 부총재는 이 총재의 연두기자회견 내용을 두고 "당 개혁의 핵심적인 문제인 집단지도체제와국민참여 경선제를 거부했다"며 반발, 공세를 계속하고 있다.이와함께 박 부총재는 27일 대구 전시컨벤션센터에서 5천여명을 초청, 대선 출정식을 겸한 대규모 후원회를갖기로 한데 이어 이에 앞선 22일부터 2, 3일 동안 경북 전 지역을 대상으로 한 순회 방문에 들어간다.
이날 후원회에는 지역구인 달성군을 비롯 전국적으로 회원이 30만명에 이르는 정수장학회 지역대표단, 모친인 육영수 여사의 고향인 충청 향우회를 비롯 구미지역 인사와 3공시절 청와대 간부들의 모임인 상청회(常靑會) 멤버들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또 문희갑 대구시장과 이의근 경북도지사, 농민 대표가 각각 축사를 할 예정이다.한나라당 일각에서는 "후원회가 매년 한차례씩 개최되는 관행과 미묘한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대구를시작으로 전국에서 박근혜 바람을 일으키려는 포석이며 이 총재 압박용"으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대선 전까지 양자간의 지리한 힘 겨루기가 계속될 것"이라며 "향후 방어적인 이 총재가 박 부총재에게 정치적인 문제를 양보하는 경우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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