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證券부패, 非理의 새무대

각종 게이트 비리(非理)로 얼룩진 '부패 공화국'의 한 가운데에 증권시장이 있다는 분석은 매우 충격적이다.

흔히 대형 부패는 정권의 힘을 빌리거나 경찰·세무 등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한 '권력형 비리'가 일반적인데 최근에는 금융권, 특히 증권 시장을 중심으로 한 '자본형 비리'가 새로운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어 자본주의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부패방지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금융분야 부패방지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증권사와 투신사·증권사와 일반기업·감독기관과 일반기업·감독기관과 증권회사 등이 서로 미공개 정보와 주식을 제공하고, 금품을 주고 받는 행위가 거의 관행화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가장 정확하게 적용되는 시장이다. 그래서 증권시장은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한다.그런데 특권층 등 소수 권력자들간의 '정보매매'로 일부만 특혜를 누리는 등 시장의 공정성이 파괴된다면 이는'시장 실패'의 차원을 넘어 자본주의 파괴로 이어질 것이다. 시장경제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증권시장에 대한 규제와 감독이 철저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증권시장을 둘러싼 부패가 끊이지 않았는데도 증권감독기관에 대한 검사 소홀, 증권사 전환 인허가 로비, 공무원의 벤처투자 비리는 물론 공인회계사와 언론인에까지 주식 비리가 확산되고 있다. 증권시장의건전성을 감독해야 할 위치에 있는 고위층이 오히려 시장 개입을 통해 잇속을 챙기고 있으니 도무지 '시장경제'라는용어가 무색할 지경이다.

수백만 개미군단에 의해 떠받쳐지는 증권시장을 훼손하는 처사는 국민 배신 행위다. 증권시장의 신뢰가 무너지면곧바로 공황(恐慌)으로 연결된다. 그래서 증권부패는 자본주의를 황폐화시키는 마약과 같다. 단순한 시장 교란이 아니라국가 기강 확립차원에서 증권부패 관련자는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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