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국 부시 집권 1주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0일 집권 1주년을 맞는다. 지루한 법정 공방 끝에 대권을 잡은 부시 대통령은 '워싱턴 중앙정계의 초년병', '외교 문외한', '카우보이' 등의 별명을 들을 정도로 국내외에서 별반 기대를 받지 못했다.

부시 대통령은 출범초 '힘의 외교에 의한 미국익 확보'라는 강경 외교기조를 천명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주요 동맹국과 우방들은 여전히 미국이 힘을 바탕으로 일방적인 외교를 전개하고 있다며 경험이 부족한 부시의 외교정책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게다가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9월 11일 워싱턴과 뉴욕 등 미국을 겨냥한 동시다발 테러공격을 받고 국내외적으로 최대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테러전을 최대의 기회로 반전, 국제무대에서 반테러 연대전선을 구축해 외교의 주도권을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졸지에 늠름한 전시 지도자로 부각되면서 역대 어느 미국 대통령도 누리지 못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고 외교면에서도 국제연대를 결성하는 등 국내외 정국을 주도해 갔다.

반면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중동분쟁과 인도-파키스탄간 국경분쟁과 관련, 부시 대통령은 중재 노력을 했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또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말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에서 일방적으로 탈퇴, 핵무기 감축협상을 벌이고 있는 미-러 관계에 새로운 불씨를 던졌다.

한반도 정책의 경우 부시 대통령은 지난 1년 동안 햇볕정책에 대한 이해부족,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한 회의론 등으로 한·미간 대북정책 공조에 균열이 생기는듯 했으나 지금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집권 2년째인 올해는 국내 경기침체와 11월 중간선거, 제2 보복테러 위협 등 부시 대통령에게 지도자로서의 능력검증과 정치적 명운을 가늠하는 중요한 해이다.

정통한 정치평론가는 "앞으로 6개월이 정말 중요한 시기"라고 전제하고 "빈 라덴을 체포 또는 사살함으로써 아프간 전쟁을 일단락짓는 것은 물론 경제회복과 중간선거 승리를 이룩해야 비로소 진정한 지도자로 자리매김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부시 대통령에겐 최근 미국 정·재계를 강타한 엔론사태의 깔끔한 마무리와 야당과의 원만한 타협을 통한 경기부양책 채택이 최우선 과제이다.

김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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