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 물질상태 초냉기체 창조

고체 액체 기체와 다른 새로운 물질 상태가 창조됐다. 독일 뮌헨 대학의 양자광학 연구소 임마누엘 블로흐 박사팀은 최근 '초냉(超冷) 기체'(Super-Cold Gas)를 만들어냈다고 발표했다.

초냉 기체는 극저온 상태의 가스에서 전혀 새로운 원자 활동을 만들어내는 물질 상태로 앞으로 등장할 초강력 양자 컴퓨터를 비롯 정밀 측정과 나노 기술, 입체영상 분야에서 혁명적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금까지 물질 상태는 고체, 액체, 기체로 구분돼왔다. 보다 세밀하게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가스 상태를 말하는 플라즈마(Plasma)를 하나의 영역으로 추가하기도 한다. 초냉 기체 또한 원자 활동이 다른 물질 상태와 다르게 나타나 새로운 물질 상태의 영역으로 간주되고 있다.

초냉 기체는 고체 상태 원자들의 새로운 움직임, 컴퓨터 디스크 드라이브와초전도성 물질에 나타나는 여러 현상들을 규명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블로흐 박사팀은 에릭 코넬, 칼 위먼, 볼프강 케틀리 등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들이 규명한 보즈-아인슈타인 응집물을 바탕으로 초냉 기체를 만들어냈다.

보즈-아인슈타인 응집물이란 1924년 인도의 물리학자 보즈와 아인슈타인이 물리 이론적으로 제시한 물질 상태다. 물리학에서 모든 입자는 서로 밀어내는 성질의 '페르미온'과 서로 뭉치려는 성질이있으나 상온에서는 자유롭게 운동하는 '보존'으로 나뉜다. 이 중 '보존'입자를 특수 상태에서 서로 붙어있게 만든 것이 이 응집물이다.

지난해 노벨상 수상자들은 보존 입자를 서로 뭉칠 수 있게 하는 절대온도(영하 273℃)유지 실험을 통해 이를 입증했으며블로흐 박사팀은 한 발 더 나아가 영하 460℃에서 가스를 응축, 새로운 물질 상태를 창조해 냈다.

이 상태에서 원자들은 마찰없이 흘러 '초유동체(超流動體)'를 형성하며 원자 각자의 고유 성질을 잃으면서 서로 조화돼 하나의 슈퍼원자가 된다.여기에 레이저 빔을 쏘면 산과 골짜기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것과 같은 입체적인 면, 격자와 같은 평면적 면을 지닌 형태가 나타난다.

원자는 고에너지의 산과 저에너지의 골짜기를 흐르다 낮은 골짜기에 갇혀 흐름을 멈추게 된다. 이렇게 되면 원자들은 일정한 거리를 둔 채 서로 뭉치는 초냉 기체 상태에 돌입하게 된다.

에릭 코넬 박사는 "초냉 기체는 극한 상태에서 원자 활동을 제어함으로써 고체의 원자 활동을 연구하는 데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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