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투신증권.현대투신운용.현대증권 등 현대계열 금융 3사를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협상이 막판에 결렬돼 정부의 협상력 부재와 무능이 또 한번 드러났다. AIG는 18일 "인수 뒤 추가로 드러날 수 있는 우발 채무에 대해 정부가 보증을 안해 줄 경우 인수협상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매각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다.
6대 구조조정 기업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중병을 앓고 있는 가운데 현대투신은 비교적 해외 매각이 순조로울 것으로 예측했으나 1년 6개월에 걸친 노력이 결국 수포로 돌아감으로써 국제적인 신뢰도 추락은 물론 국내 시장 불안 요인이 증폭될 것은 자명하다. 협상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얼마든지 결렬될 수 있다. 그러나 대우자동차가 포드와 우선협상을 벌였다 결렬된데다 한보철강도 협상후 본계약이 파기됐으며 서울은행.대한생명 등 파경(破鏡)의 생채기를 열거하기조차 힘들 지경이니 도대체 정부는 그동안 협상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되묻고 싶다.
기업의 해외 매각은 한국 경제 구조조정의 성공 여부로 직결되는 지표다. 그런데도 정부는 협상 내내 AIG측에 끌려다녔다는 지적과 함께 협상결렬을 통보받을 때까지 낌새조차 채지 못했으니 '허송 세월'이 아니고 무엇인가. 협상 경험이 거의 없는 공무원들이 상대방의 현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하니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셈이 됐다.
정부는 "해외매각 방침은 불변"이라며 새로운 파트너를 찾고 있다. 그러나 이미 협상의 주도권은 잃고 있다. 철저한 '물밑 작업'도 없이 섣불리 발표하고 결과만을 기대하는 조급증은 바로 정부의 '세계화'수준이 형편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누적되는 협상 실패는 지금 한창 협상이 진행중인 하이닉스와 대우자동차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벌써 GM과 대우자동차의 인수 본계약이 해외 법인의 우발 채무에 대한 실사 작업으로 인해 예정보다 다소 늦어진다고 한다. 국제협상에서 잇따라 '뒤통수'를 맞는 정부 협상력이 한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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