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달보호센터 박원수씨

"수달이 서식하지 못하는 하천에는 물고기도 사라집니다. 결국에는 물과 함께 생활해야하는 사람들도 살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 최대 수달 서식처로 알려진 봉화군 운곡천에서 수달을 지키고 있는 박원수(46.한국수달보호회 회장)씨. 그는 지난 2000년 7월 문을 연 운곡천 옆 수달보호센터의 관리를 맡고 있으면서 상처를 입거나 조난당한 수달을 보호, 치료하고 있다.

16일 오후에도 안동에서 조난당한 수달을 보호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달려가는 등 언제 어디서 수달과 관련한 사고가 날 지 몰라 늘 긴장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보호센터 한켠의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면서 수달을 돌본다.상처를 입거나 조난을 당한 수달들은 처음에는 몸을 가누기조차 힘들어 하다가도 이러한 박씨의 정성덕에 곧장 원기를 회복하고 자연으로 돌아간다.

지금까지 이곳에서 보호를 받고 자연으로 되돌아 간 수달은 모두 10여마리.그러나 이것도 만만찮은 일이다.

"새끼수달 한 마리가 하루에 먹는 물고기 양만해도 3, 4kg나 돼 먹이대기도 바쁩니다. 안동댐 등지에서 싱싱한 물고기를 조달해야 하는데 수달 한 마리 밥값으로 3일에 10만원 정도 들지만 민간단체인 멸종위기동식물보호협회에서 매달 50만원의 지원이 전부입니다".

이 때문에 먹이값을 대기 위해 박 회장은 공공근로도 하고 막노동판에도 나갔지만 겨울철이라 막일도 없고해서 사실 또 한마리 식구가 들어오면 힘에 부친다.

"사람들이야 주변에서 도와줄 사람도 있고 해서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지만 수달은 돌봐줄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특히 오염과 밀렵, 남획으로 오늘날 수달은 종족멸종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박씨는 1988년 여름휴가때 고향인 봉화의 소하천에서 수달 2마리를 본 이후 수달과 인연을 맺었다. 전기공과 개인사업을 접고 9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수달을 쫓아 전국의 강과 하천을 쏘다녔다.

나름대로 관찰 기록을 토대로 분포도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 분포는 줄어가고 있다고 한다.

"하천오염이 심해지고 하천 주변에 도로가 나고 제방공사가 벌어지면서 수달서식지가 마구잡이로 파괴된 결과입니다.

수달의 최대 서식지로 알려진 운곡천에도 생태공원의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운곡천 사미정 하류~명호 도천리 낙동강 합류지점까지는 수달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봉화.김진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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