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로 의류점 업주 김모(39)씨는 요즘 장사를 할수록 손해를 보는 느낌이다. 1, 2년새 신용카드 손님이 50%이상 늘었지만 백화점보다 비싼 고율의 카드수수료 때문. 김씨는 "부가세 10%까지 합해 1만원짜리 옷을 파는 순간 1천300원을 앉아서 손해보는데 누가 카드손님을 반기겠는가"라고 열을 냈다.
신용카드회사들이 중소가맹점에 부과하는 수수료가 백화점, 할인점 등 대형업체보다 높아 영세상인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중소가맹점들은 "높은 수수료는 정부의 신용카드 권장에 따른 신용사회 정착에도 역행하는데다, 가격인상이나 수수료 덤터기 수법으로 소비자에 부담을 떠넘기는 폐단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수는 지난해 9월말 1천167개로 2000년 말 861만개에 비해 35%이상 늘어났고, 개인·법인 카드발급량도 지난해 9월말 8천118만7천매로 2000년말 5천788만매에 비해 40% 증가했다. 이로 인해 신용카드사들은 지난해보다 50%포인트가량 늘어난 1조5천여억원의 순이익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소가맹점 신용카드 고객이 백화점 못지않게 늘어가는 실정에서 상대적으로 고율의 수수료를 챙기는 것은 '카드사의 폭리'라는 것이다.
3천여점포가 몰린 대구 중구 동성로의 경우 '소형신용카드가맹점'의 수수료는 음식점 2.75%, 의류점 3.6%, 제화점 3.5~4.5%, 귀금속 3.6~4.5% 등 최하 2.7에서 최고 4.5%대다. 이는 할인점 1.7%, 백화점 2.5~2.6%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같이 높은 중소가맹점의 수수료는 소비자에 대한 수수료 부담 전가, 가격인상에 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구녹색소비자연대에 따르면 지난 한해 신용카드 관련 상담 202건 중 16건이 '현금가'와 '신용카드구매가'의 차이였으며, 한국소비자연맹 대구지회에도 10건 등 소비자에 수수료 부담을 물린 의류점과 가전제품 대리점 등에 대한 고발이 잇따랐다.
한 이동통신 대리점 업주는 "제품가격을 깎아주는 편의를 신용카드고객에겐 할 수 없다"며 "4%의 수수료를 물지 않기 위해 신용카드손님에게 일부러 3~12개월의 할부구입을 부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동성로 상가번영회는 21일부터 중소상가들을 대상으로 백화점 수준의 수수료를 요구하며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신용카드사들은 "거래규모가 크고 일괄 가맹점계약을 하는 백화점이나 할인점은 중·소 가맹점에 비해 수수료가 낮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들은 "미국 등의 1.9~2.1%보다 여전히 높은 2~4%대의 수수료는 중·소상인들뿐 아니라 소비자 피해까지 낳는 '카드회사 배불리기'"라고 지적했다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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