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늘의 포커스-드러나는 이형택 실체-'보물선 커넥션'핵심고리

김대중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 전예금보험공사 전무가 보물발굴사업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이형택-이용호' 커넥션의 실체도 점차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보물발굴·주가조작 개입=이 전 전무는 2000년 11월 오모씨 등 3명과 '매장물 발굴협정서'를 체결하면서 사업수익의 15%를 받기로 약정했다.

이 지분은 3개월 뒤인 작년 2월 이용호-오씨-허옥석씨 간 3자 계약때나 이용호-오씨 간 2자 계약때도 유지된 것으로 밝혀져 이 전 전무가 사업 이권에 적극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보물발굴사업이 특별한 진전 없이 지지부진했는데도 불구하고 이용호씨는보물발굴사업을 소재로 삼애인더스 해외 전환사채(CB) 불법인수 및 주가조작으로 총256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이용호씨에게 보물발굴사업을 소개하고 사업수익 지분을 보장받았던 이 전 전무가 이씨나 심복이었던 허씨를 통해 삼애인더스 주가조작을 통한 시세차익을 나눠 가졌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특검팀은 이형택씨가 실제로 자신이 깊숙이 개입한 이용호씨의 보물발굴사업을 재료로 한 삼애인더스 주가조작과 관련, 금감원 등에 조사무마 등의 압력을 행사한 뒤 그 대가로 주식을 받았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형택씨가 보물발굴사업을 이용호씨에게 소개하고 지분까지 보장받았는데도 이씨 등에게서 금품을 받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특검팀의 판단이다특검팀은 특히 이 전 전무의 심복으로 알려진 허옥석씨가 이용호씨의 주가조작을 지원한 대가로 3억2천만원을 챙긴 사실을 중시하고 있다.

◇관계기관 로비·대출압력 의혹=보물발굴사업을 사실상 주도했던 이 전 전무가 지분약정의 대가로 국정원과 해군당국 등에 보물발굴사업에 대한 각종 지원 요청을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이 전 전무는 엄익준(사망) 당시 국정원 2차장에게 보물발굴사업에 대한 타당성조사 등을 부탁했고, 엄 전 차장은 다시 김형윤 전 경제단장에게 지시, 99년말부터 2000년 1, 2월까지 국정원 목포출장소가 탐사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전무가 자신의 신분을 이용해 개인 사업에 국가기관을 끌어들인 것이다.이형택씨는 또 작년 1월 중순 오승렬 당시 해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을 찾아가 '진도 남쪽 죽도 근해의 보물선을 인양하려는데 도와줄 수 있느냐'며 협조 요청을 했으나 거절당한 사실도 밝혀졌다.

특검팀은 이용호씨가 보물발굴사업을 재료로 삼애인더스 해외CB 발행 및 주가조작을 통해 256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는데도 금감원의 조사 한번 받지않은 점을 중시, 이 전 전무가 금감원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로비를 했을 가능성을 캐고 있다.

특검팀은 이밖에 사업자 오씨가 목포해양수산청에서 발굴사업 승인을 받지못하다가 이씨가 지분을 보장받은 후인 2000년 11월30일 사업승인이 난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이 전 전무는 보물발굴사업이 자금부족에 시달리자 S건설을 끌어들이기 위해 산업은행에 이 회사에 대한 250억원의 대출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커넥션 구성 동기=이 전 전무가 보물발굴사업 지분약정 등 이권개입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려한 동기가 무엇이고 과연 이 돈을 어디에 사용하려 했는지가 그를 둘러싼 의혹의 종착점이다.

이씨는 작년 국정감사에서 "보물이 발굴되면 국가에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했다"고 다소 막연한 진술을 한 바 있다.

특검팀은 이씨의 이런 주장을 배척하는 분위기다.특검팀 관계자는 "아직 이형택씨가 이용호씨의 보물사업이나 주가조작 과정에서 직접 금품을 챙긴 흔적은 포착되지 않고 있지만 금품을 받았을 개연성은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이형택씨가 이용호씨와 손을 잡게 된 경위를 캐다보면 이형택씨의 숨은 의도도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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