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곳을 파도 문화재가 나온다고 할 만큼 도시전체가 문화유산의 보고인 경주.그러나 보존과 개발이 상충돼 늘 갈등이 빚어지고, 무분별한 개발과 이를 막으려는 환경론자의 힘겨루기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경주환경운동연합 창립멤버인 이재근(38)사무국장은 경주지역의 환경과 문화 지킴이다. '건강한 토양' '깨끗한 토양'을 주창하는 이씨는 경주를 우리민족의 정신적 고향으로 정의하고 경주를 세계적인 역사·환경도시로 가꿔야 한다는 신념만으로 환경운동가의 길로 들어섰다.
이 사무국장이 안타까워하는 것은 개발의 명분에 밀려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는 고층아파트, 포항~감포~울산으로 이르는 해안 절경과 산내면 지역에 즐비하게 들어선 각종 숙박시설과 식당들, 월성원전 문제 등 야금야금 변해가는 경주시의 모습이다.
'경주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도시계획과 환경정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현안이 있을 때마다 시청과 원전을 드나들며 환경파괴 반대에 앞장서왔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세월이 지나면서 조금씩 성과를 거두고 있다.전국 환경운동연합 51개 지역조합과 8만여 회원, 경주지역 시민단체들이 연대해 보문관광단지 난개발 저지, 음식물쓰레기 자원화, 소형소각로 폐쇄 등의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
이뿐만이 아니다. 국립공원 남산 산불피해복구방안 시민토론회, 음식물쓰레기 자원화 방안 시민토론회, 경북도 청소행정의 실태와 개선방안 정책토론회, 푸르미 환경백일장 등을 주관하고 원전건설반대 집회, 쓰레기 없는 선거 캠페인, 경주시민 생명축제 개최, 반핵아시아포럼(일본)에 한국대표로 참석하는 등 '환경문제가 있는 곳에는 그가 있다'고 할 정도로 뛰어다녔다.
이러한 노력덕분에 1999년 11월 창립된 경주환경운동연합은 2년만에 2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단체가 됐다.
경주환경운동연합 최상은 의장은 "경주환경운동연합이 명실상부한 환경단체로 발돋움하기까지 이 사무국장의 힘이 가장 컸다"고 고마워했다.
이 사무국장의 올해 우선 목표는 경주시청이 천군동 광역 쓰레기장에 추진중인 대형소각장 건설 철회. 그는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배출 우려가 있으므로 결사 반대할 수밖에 없다"며 "소각장 설치 반대와 함께 월성원전 1, 2호기 건설 반대 및 민간인 환경감시기구 설치 등 지역 현안에 대해 인접주민과 시민단체가 연대, 투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원전건설과 관련 경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인 서라벌대 최석규(46·환경과학과) 교수는 "1998년 시민단체의 합의에 의해 작성된 원전 민간환경안전 감시기구 조례안이 시의회에서 표류하고 있다"며 "경주는 삼국유사 등에서 지진이 잦은 지역으로 기록돼 있는 만큼 활성단층이 확인될 때까지 추가원전 건설은 보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무국장은 "경주시는 인접한 포항과 울산에서 내뿜는 대기오염의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경주시청은 여건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경주를 살리기 위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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