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동아백화점 주가 연일 초강세

대구·동아 등 지역 양대백화점에 대한 M&A(기업인수·합병) 루머가 숙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두 백화점의 주가가 연일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어 주목된다.

23일 증권가에서는 동아백화점이 신세계에 매각된다는 루머가 나돌았다. 이같은 소문과 함께 화성산업의 주가는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며 장중 한 때 전일보다 640원(12.8%) 오른 5천610원까지 올랐다가 5천330원으로 마감됐다. 종가 기준으로도 화성산업의 주가는 지난 99년 10월 이후 최고가다.

이같은 풍문에 대한 증권거래소의 조회 공시 요구에 대해 화성산업과 신세계 측은 "사실 무근"이라는 해명 공시를 이 날 각각 내보냈다. 화성산업 관계자는 "롯데백화점의 대구 진출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가 대구 진출을 위해 화성산업 유통부문 인수를 시도하지 않겠냐하는 추측이 루머를 부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의 주가 상승은 기업 실적이 크게 호전되고 있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화성산업 유통 부문 M&A설에 대한 공시가 뜨기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대구백화점의 경우 M&A 소문에 대한 부인 공시만도 두 차례나 내는 등 기업 매각 풍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지난해 10월에는 현대백화점에, 지난 2000년 6월에는 롯데백화점에 피인수된다는 증시 소문에 대한 부인 공시를 낸 바 있다.

대구백화점의 주가는 23일 상한가인 1만4천750원을 기록하며 지난 96년 12월 이래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워크아웃 여파로 지난 2000년 12월21일 2천85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2년여만에 5배 이상 오른 데에는 실적 호전 못지 않게 M&A 가능성에 따른 주가 상승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것이 증권사들의 분석이다.

특히 대구백화점은 우호 지분을 합친 대주주 지분율이 28%밖에 안되는데다 현대백화점과 상품권 제휴를 맺고 있으며 현대홈쇼핑에 출자했다는 이유 등으로 현대백화점과의 M&A 루머에 번번이 휘말리고 있다.

이처럼 대구·동아백화점에 대한 M&A설이 단골 메뉴처럼 증시에 등장하고 있는 배경을 놓고 증권가와 유통업계에서는 서울지역 대형 유통업체 입장에서 볼 때 대구가 지방백화점이 건재한 '군침' 도는 전국 유일의 도시라는 점을 꼽고 있다.

더욱이 롯데백화점이 2003년3월과 2004년3월에 대구역사점과 상인점을 개점하는 등 대구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는 점이 루머의 재생산을 부추기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대구에 입성할 경우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도 어떤 형태로든 대구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신규 진출보다는 역내 백화점에 대한 M&A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만일 두 백화점 가운데 한 곳이 대형백화점에 의해 M&A될 경우 나머지 한 곳도 독자 생존을 고집하기는 어려운 영업환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적대적이든 우호적이든 M&A 가능성에 대해 대구·동아백화점 측은 "낭설에 불과하다"고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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