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실험은 그만하라. '멀티플레이어'는 한국 축구의 수준에 맞지 않다"한국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계속되는 대표팀 실험에 축구전문가들과 팬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일 미국전에 이어 24일 쿠바전을 지켜본 이들은 "히딩크 감독이 다양한 포메이션을 놓고 어떤 포지션에서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는'멀티플레이어'를 추구하고 있지만 선수들이 이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며 "히딩크 감독은 한국 대표팀의 수준을 직시하고 이에 맞는 훈련과 경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구시축구협회 관계자는 "히딩크 감독이 힘과 스피드, 개인기가 조화된 선진화된 축구를 주입하고 있지만 우리 대표선수들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팀의 기본 전술과 베스트 11을 빠른 시일내에 확정, 조직력을 가다듬는 것이 본선 16강 진출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쿠바와의 경기 후 히딩크 감독이 인터뷰에서 "내가 그라운드에서 뛰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간접적으로 문제점을 토로할 정도로 선수들은 히딩크식 축구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미국전에서 중앙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됐던 이천수(고려대)는 이날 그의 주 포지션이라 할 왼쪽 날개로, 박지성(교토)은 중앙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다.하지만 이천수는 특유의 측면 돌파 능력을 살리지 못했고 여러차례 패스미스를 범했다.
박지성도 중앙에서 찬스를 만들어야 할 플레이메이커로서의 역할에 적응하지 못한 듯 오히려 미드필드의 어중간한 위치에서 수비적인 플레이를 하며 볼을 잡을 기회조차 잡지 못함으로써 날카로운 패스는 아예 기대하기 힘들었다.
측면과 중앙에서 대표팀의 공격루트를 만들어야 할 이천수와 박지성이 제 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한국의 미드필드와 공격라인은 전체적으로 짜임새를 잃고 흔들렸다이번 미국전지훈련에서 이천수는 왼쪽 날개공격수 대신 플레이메이커 자리에서 테스트를 받았고 박지성은 '본업'인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 대신 지난 미국전에서 오른쪽 날개를 맡은데 이어 이날은 플레이메이커로 나서는 실험을 했다.
그러나 이천수는 플레이메이커 자리에 적응하지 못했고 쿠바전에서는 자신의 본 위치에서도 어색한 플레이로 후반 24분에 교체됐고 박지성 역시 똑같은 모습을 되풀이했다.
이날 경기는 월드컵을 120여일 앞둔 상황에서 더 이상의 테스트보다 그간 성과를 바탕으로 선수들의 최우선 포지션을 확정하고 조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교훈을 남겼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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