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늘의 포커스-이기호 수석 개입 드러나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이 이형택 전예금보험공사 전무의 무탁을 받고 국가정보원에 보물발굴 사업을 문의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이용호 게이트'의 실체를 캐고 있는 특검팀의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이 수석이 이씨의 부탁으로 국정원에 보물매장 여부 확인을 요청했다고 시인한 것은 이씨가 청와대까지 로비의 손길을 뻗친 것으로 해석돼 향후 특검수사결과에 따라선 큰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씨의 요청으로 보물발굴 사업의 지원을 주도한 곳은 국정원.이씨는 99년 12월초 이 수석을 만나 보물매장 여부에 대한 확인을 부탁했고, 이 수석이 엄익준 당시 국정원2차장에게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지 문의하자 국정원은 곧바로 보물사업 지원에 나섰다.

국정원은 엄 차장의 지시로 진도 앞바다 발굴현장을 탐사하고 발굴업자들을 만나 정보를 수집하는 등사업타당성 검토작업을 벌였다.

국정원은 또 2000년 1월 국정원 국방보좌관이던 한철용 육군소장을 통해 당시 이수용 해군참모총장에게 보물탐사에 필요한병력과 장비를 지원토록 해달라고 건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정원은 앞서 99년 12월 목표해양경찰서 특수요원을 동원, 3차례에 걸쳐 죽도 인근 해역에서 탐사작업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국정원이 이씨의'보물발굴사업'지원에 주도적으로 나서는 등 일련의 과정은 일단 이 수석이 이형택씨의 부탁에 따라 엄 전 차장에게 보물정보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게 특검팀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일단 이씨의 신병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뒤 보강조사를 통해 이씨의 정.관계 로비의혹의 실체를 규명키로 하고 이씨를 내주초 소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또 이 수석의 소환도 불가피하다는 입장 아래 소환시기를 검토중인 만큼 이 수석 소환에 앞서 보물발굴사업에 적극 관여한 국정원 관계자들을 전원소환, 이수석을 추궁할 단서를 최대한 확보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특히 이씨가 국가기관 뿐만 아니라 산업은행 등 금융권에까지 보물사업과 관련한 영향력을 행사한정황들이 구체적으로 포착됨에 따라 국정원 경제단라인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특검팀은 핵심관련자인 엄 전차장이 이미 고인이 된 점을 감안, 엄씨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한철용 육군소장 등현역군인들에 대한 소환조사도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 대한 이씨의 영향력 행사 및 로비과정에서의 이 수석이나 국정원 경제라인의 개입여부도특검팀이 향후 주력키로 한 수사과제다

이씨의 금융권 의혹 중 특검팀이 가장 주목하는 대목은 산업은행이 2000년 6월 한빛은행의 지급보증서를 담보로S건설의 1년만기 회사채 220억원을 인수하고 삼애인더스의 900만달러 해외 전환사채(CB)를 전량 매수하기로 이면계약을 맺은 배경이다.

특검팀은 이용호씨가 이씨를 만난 2000년 7월 산은 등 6개 금융기관에서 상환요구를 받아온 인터피온의해외CB 발행 원리금 264억원 중 209억원을 탕감받은 뒤 이사실을 회계장부에서 누락시켜 209억원을 횡령한 대목에도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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