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람을 찾아서-성주군청 여계동씨

매달 봉급날인 20일이면 성주군청 사무실에 어김없이 직원들로부터 사랑의 성금을 거두는 사람이 나타난다. 주인공은 총무과 여계동(55·여)씨. 벌써 십수년째 한결같이 이 일을 맡아 해오고 있다.

여씨는 각 사무실을 찾아다니며 부군수부터 말단 직원까지 2천원에서 많게는 몇만원까지 성의를 모은다. 그러나 절대 억지 요구는 없다. 돈을 내는 사람도 이 때만은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이렇게 걷힌 돈은 곧바로 역내 비인가 사회시설인 '평화의 계곡'으로 보내져 부랑인들의 재활사업 등에 쓰인다.

여씨가 사랑의 모금 운동을 시작한 것은 1984년 우연히 '꽃동네' 돕기에 참여하면서부터. "처음에는 혼자 꽃동네 돕기를 시작했지만 힘이 너무 미약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듬해부터 주위 동료들에게 동참을 권유하기 시작했지요.

지금은 군청 직원의 90% 이상이 함께 합니다". 그러다 1994년 최 소피아 수녀가 성주 초전면 소성리에 '평화의 계곡'을 열자 1998년부터는 돕는 곳을 이곳으로 바꿨다고 여씨는 말했다.

만학도로 다음달 경북과학대 사회복지과를 졸업할 예정인 여씨는 사회복지를 더 공부하겠다며 4년제 대학 편입시험을 준비 중이다. 봉사에 앞날을 바치고 싶다는 것.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곽은희(33·여)씨는 "좋은 일을 하는 분에게서는 아름다운 향기가 나는 것 같다"고 했다.

성주·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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