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자치단체장과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지요. 잘사는 농촌을 만들어줬던 박정희 대통령 같은 분이 당선됐으면 좋겠습니다".
의성군 옥산면 실업1리 김상돈(59)씨.부인 허연숙(54)씨, 아들 3형제와 함께 문중땅 4천평을 일구며 살아가고 있지만 선거에 관한 한 누구보다 관심이 높다.
김씨의 4평 남짓한 방에는 온갖 스크랩이 가득하다. 1948년 7월20일 국회간선으로 치러진 이승만 대 김구 선생의 초대 대통령 선거때부터 97년 15대 대선까지 역대 대선 결과를 분석한 신문과 자료들을 오려 일목요연하게 기록하고 스크랩해 두고 있다.
해방이후의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 심지어 역대 농협장 선거 결과까지도 일일히 챙겨 두고 있어 4평의 방이 비좁을 정도.
또 역대 대선.총선에 출마한 후보들의 홍보사진과 97년 4월1일부터 매일신문에 연재된 실록소설 '청년 박정희'는 마지막회인 98년 6월1일 355회 연재분까지 차곡차곡 스크랩돼있다.
다른 스크랩을 넘기면 마을에서 고령이나 병환 등으로 사망한 주민들의 사망시간과 원인, 사진까지도 첨부돼있고 결혼한 마을 처녀총각들의 결혼일자.사진.예식장 등을 적은 기록도 있다. 게다가 마을 집집마다 논.밭의 평수와 재산관계. 가족수 뿐만 아니라 자녀들의 직장.회갑연.고희연.마을회관 건립연도 등도 사진과 함께 있어 마을의 역사와 같다.
"74~85년까지 11년 동안 동장을 하면서 기록하고 모은 것이지요. 85년 이후부터는 27년째 매일신문을 보면서 스크랩했습니다. 최근에는 건강이 안좋아 농사는 아내와 자식들에게 맡기고 집에서 매일신문과 스크랩북 펼쳐보는 재미로 삽니다".
김씨는 특히 1959년 자유당 정권이 발간해 당원용으로 배포한 자유당중앙당부 '선전수첩'을 42년째 소중히 보관해 오고 있다. 이 '선전수첩'에는 해방 이전 학교 수와 해방후의 학교 수 등이 컬러로 인쇄돼 있고, 모든 내용들은 자유당 집권 이후의 갖가지 공치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김원백 옥산면장은 "김씨 집에는 면사무소 보다 더 많은 기록이 보관돼 있다"며 "옥산의 살아 있는 백과사전"으로 비유했다.또 김씨는 76년부터 26년째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일기를 쓰고 있다.
"자식들에게 재산대신 아버지가 살아 온 발자취라도 물려 주기 위해 일기를 쓴다"는 김씨는 "이 기록과 자료들이 마을을 위해 쓰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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