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집이나 한켠에 둘둘 말려있는 서예작품이나 친지에게 얻어놓은 동양화 작품이 한두점쯤 있기 마련이다. 그대로 놔두었다간 작품이 없어지거나 파손될 것이란 생각이 들지만, 어디에 맡기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한가한 때를 잡아 작품의 먼지를 털어내고 표구사를 한번 찾아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표구(表具:원작품을 꾸며 만드는 기술적 방법)를 통해 '작품의 옷'을 입힌다면 두루마리 종이에 불과하던 것이 번듯한 미술품으로,괜찮은 인테리어로 거듭나게 된다.
▨서예.동양화 표구
서예와 동양화 작품에서 표구 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작품보존은 물론, 작품의 맛을 더해주거나, 죽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재료, 방법에 따라 표구 가격도 천차만별이다.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은 작품의 장기(長期) 보존여부다. 가격보다는, 이를 기준으로 적합한 표구사를 찾는게 우선이다.
전업작가에게 구입했거나 윗대로부터 물려받은 작품이라면 전문 표구사에 맡기는게 좋다. 예림표구사 김주생(35.053-427-4695)씨는 "한번의 표구로 30년 이상을 보존할 수 있고 그후에도 작품의 보존.재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절지(35×140cm, 70×70cm)크기 작품을 액자에 넣을 경우 보통 10만원 안팎이고, 고급 재질의 액자.비단을 쓰면 20만원까지 든다.배접(원작품에 보호지를 덧대는 과정)과 속판, 비단을 붙이는 공정을 거치므로 보통 5∼7일이 걸린다.
영구보존이 필요없을 때는 속성으로 하는 소위 '화방표구'를 하는게 낫다. 전문 표구와는 달리, 화학풀로 배접한 후 베니어합판을덧대는 단순한 공정을 거친다. 전문 표구 가격의 절반 이하에 불과하고, 하루 이틀만에 끝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모사품이나 일러스트, 사진, 아이들의 작품 등에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싼 가격만 보고 귀중한 작품을 '화방표구'로 할 경우 복원이 어려울 수도 있다.
족자는 다루기가 까다로워 액자표구 가격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다. 8폭 병풍은 60, 70만원 정도 하지만, 보호재가 빈약한 경우10만원대에도 가능하다. 싼 가격에 족자나 병풍을 만들 때는 쉽게 뒤틀릴 수도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대구에는 200개 가까운 표구사가 있는데 이중 전통적인 방법으로 표구를 하는 전문점은 50, 60곳이다.
▨서양화 액자
서양화의 경우 캔버스를 액자에 끼우는 방식인 만큼, 동양화의 표구와는 완전히 다르다. 그렇지만 최근들어 작품이나 실내 분위기에 따라 액자를 바꾸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아트라인 표구사 신숙희(40.053-652-1047)씨는 "전시장의 작품은 소박한 액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집안에 걸면서 가구와 조명 등을 고려해 액자를 바꿔주는 것도 훌륭한 인테리어"라고 말했다.
단색이거나 비구상 계열의 작품이라면 원목이나 심플한 느낌의 액자가, 풍경.정물화의 경우 화려한 액자가 괜찮다. 요즘에는 전반적으로 심플한 액자를 찾는 경향이 많다고.
10호 기준으로 나무액자는 6만원선, 금.은박을 입힌 박액자는 6∼8만원선, 합성수지 액자는 3,4만원선이다. 30호 크기의 액자는 10∼15만원선.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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