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레포츠센터 전문경영인 이동운씨

국가대표 수영선수 출신의 레포츠센터 전문 경영인 이동운(41)씨. 그는 사람이 한번에 얼마나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을까 기록세우기에 도전한 사람처럼 보인다. 그래서 그를 한마디로 소개하기는 어렵다. 이씨는 이제 갓 마흔을 넘긴 사람이지만 빽빽한 이력서는 서너사람의 경력을 모아놓은 듯 하다.

아레나 수영복 대구.경북총판 대표이사, 대우스포츠센터, 동아스포츠센터 대표이사, 계명문화대학 겸임교수, 계명대학교 체육대학 강사…. 현재 그가 가진 직함일 뿐이다. 지금까지 그가 펴낸 스포츠 관련 책은 모두 5권. 여기에 3편의 논문도 썼다. 많을 때는 한 번에 8가지 이상의 일을 맡아 처리하기도 했다. 가능한 많은 일을 정리했지만 사람들은 늘 그의 도움을 필요로 했고 그가 맡아야 할 일은 쌓여갔다.

대구시내 20여 개 대형 레포츠센터 중 7곳을 맡았을 정도다. 오는 2월엔 '체육시설업 경영'에 관한 연구로 계명대학교 체육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는다. 이동운씨는 시간을 잘게 쪼개 쓰는 사람이다. 불쑥 그의 앞을 가로막고 "한 10분쯤 시간 좀 내 주시오" 라고 한다면 그는 생각하고 말 것도 없다는 표정으로 거절하고 만다.

내막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 얼굴에서 때로 거만함을 발견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그는 예고없이 걸려온 친구의 전화에 "그러마"하고 술집으로 향할 수 있을 만큼 여유롭지 않다. 그의 차는 하루 평균 시내 거리만도 200㎞ 이상을 달린다. 많을 때는 250㎞를 주행한 적도 있었다. 하루동안 들러야 하고 만나야 할 사람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스포츠센터가 외양은 그럴 듯하지만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합니다. 부도로 넘어간 회사가 부지기수입니다". 그는 규모가 큰 스포츠센터들이 경영난에 허덕이는 이유를 전략부재로 진단한다. 주먹구구식의 투자가 기업에 견딜 수 없는 무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철저하게 분석하고 익히는 작업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라면 한 그릇을 얻어먹기 위해 수영선수가 됐다는 이동운씨. 그가 성공한 전문 경영인으로 성장하기까지는 타고난 재능만큼이나 주변 사람의 도움이 컸다. 어떤 선배는 차용증서 한 장 없이 선뜻 수억원을 빌려주었고 어떤 친구는 많은 시간을 할애해주었다.

"사업을 하려면 사람을 많이 알아야 합니다. 꼭 어울려 술을 마시라는 말이 아닙니다. 자주 전화라도 내는 것이 좋습니다. 어려울 때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것은 돈이나 장비가 아닌 사람입니다. 그리고 부지런해야 합니다. 사업에는 운이 꼭 필요하지만 게으른 사람에게는 운도 따르지 않습니다".

이동운씨의 꿈은 스포츠 아카데미를 만드는 것이다. 좋은 교육시설을 만들어 재능 있는 인재를 키워내고 싶다. 그 자신 만능 스포츠맨인 만큼 일반인들에게 제대로 된 운동상식도 알려주고 싶다. 가난한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듬뿍듬뿍 주고 싶다. 이씨는 그러기 위해선 부지런히 뛰어다녀야 한다며 또 사무실을 나선다.

조두진기자 earf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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