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문대 미달사태 심각

대입 지원자 감소에도 불구, 외형늘리기에 급급하던 지역 전문대학들이 올해 최악의 지원자 감소로 심각한 미달사태에 직면하게 됐다. 아울러 평균 경쟁률이 작년보다 최고 절반 이상 떨어진 4년제 대학도 중복 합격으로 미달폭이 훨씬 커질 전망이다.

이는 지역 대학정원 대비 수능지원자 부족분이 1만6천여명으로 작년보다 130배 이상 커졌지만 모집정원은 오히려 약 1천명 늘어났기 때문.

작년엔 수능지원자가 120명 밖에 부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 대학의 전체 미충원수는 4년제 1천62명, 전문대 1천969명 등 3천31명에 이르렀다. 따라서 올해 저조한 4년제 및 전문대 경쟁률과 복수 합격에 따른 도미노 이동이 겹칠 경우 미충원수는 작년보다 최소 2, 3배 늘어날 전망이다.

28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영진전문대의 경우 전체 지원자는 1만6천200여명으로 작년 2만800여명보다 약 4천600명 줄었다. 특별전형(실업계고) 지원자가 작년보다 700명 가량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수능을 친 인문계고 지원자는 5천명 이상 줄어든 셈이다.

올해 1만5천여명이 지원한 계명문화대도 작년보다 지원자가 2천900명 가량 감소했다. 대구보건대 역시 정원외 모집을 빼면 지원자가 200여명 줄었으며, 지난 25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대구미래대도 전체 지원자가 500명 이상 감소했다.

30일 원서접수를 마감하는 영남이공대의 경우 28일까지 지원자가 작년 지원자 1만5천200명의 절반에 불과한 7천명선에 머물고 있다. 이밖에 지역 대부분 전문대학들은 작년보다 지원율이 20~30% 가량 떨어져 대규모 미달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전문대 한 관계자는 "매년 입시철에 밤샘 업무를 해왔지만 올해처럼 한가하게 보내기는 처음"이라며 "고교를 방문해 애원하다시피 원서를 받아와 지원률을 최대한 높이지만 합격자 발표후 대량 이동에 따른 미달사태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대학은 전화면접을 실시하고, 최초 합격자에게 입학금 50여만원 면제혜택을 주는 등 학생 붙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미달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미충원에 따른 추가합격 등으로 전문대 입시는 오는 4월까지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4년제 대학 관계자는 "작년보다 경쟁률이 평균 30% 가량 떨어진 상황에서 1차 등록률이 70%만 되도 성공적"이라며 "수능지원자 감소가 본격화되는 2003학년도부터는 비인기학과 통폐합, 대학간 합종연횡 등 자구노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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