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징역형을 받은 조폭 부두목이 출소(出所)를 노려 에이즈에 감염된 동료재소자를 유인해 피를 뽑아 자신의 몸에 묻혀 에이즈에 감염된 일은 충격적이다. 동료재소자의 정액까지 받아 마시는 엽기적인 일이 행동이 제약받는 교도소안에서 일어날 수가 있는지 어처구니가 없다.
이런 일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것은 한마디로 교정행정의 부재다. 재소자 관리가 엉망진창이 아니고서야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폭력조직 부두목 김씨가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의무실로 간뒤 엄격히 격리수용된 에이즈 감염자를 끌고와도 아무런 제지가 없었다니 교도관들이 일부러 눈을 감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감시체계의 붕괴이자 직무유기다.
우리가 특히 의아해 하는 대목은 어떻게 흉기의 유통이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부산교도소에 재소중인 김씨가 사용한 면도칼이나 혈액채취용 주사기는 '은밀한 거래'없이 반입이 불가능하다. 교도관이 직접 전달했거나 묵인아래 들여온 것이 분명한 것으로 보여 자체조사는 물론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교도소 안이라도 칼이나 주사기, 담배 등을 마음대로 구할 수 있다면 교도소가 아니라 범죄를 조장하고 키우는 '범죄실습장'과 다름이 없는 것 아닌가.
우리는 교정행정을 전반적으로 재검토, 실효있는 대책수립을 권한다. 교도소, 구치소 일부 교도관들의 탈선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교도관이 재소자 휴대폰 사용을 묵인하고 조폭 두목이 감옥에서 포커.음란CD도 즐겼다는 '요지경'에 입을 다물지 못한 기억도 있다. 교정당국은 자체 교육강화 등 교도소 안의 적폐해소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교정직원 증원도 급선무다.
현재 재소자가 6만4천여명인데도 이를 관리.감독하는 계호(戒護)직원은 1만여명으로 직원1명이 6명의 재소자를 관리하고 있다. 이는 일본의 3명, 호주 1.9명 등에 비해 교정 인력의 부족을 말해준다. 교정기관의 교화(敎化)기능은 간데 없고 단순히 수용(收容)만 해서는 우리사회가 끊임없는 범죄로 몸살을 앓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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