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연 군수에 대한 수사가 장기화되자 공무원들이 일손을 놓고 소환 공포증에 시달리는 등 영덕군청이 개점 휴업상태에 빠져 있다. 이때문에 경찰의 수사 방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경북경찰청은 지난달 하순 김 군수 관련 내사에 착수해 지난 11일 소환조사, 12일 구속영장 신청 등 절차를 밟았으나 29일 결국 검찰에 의해 불구속 송치 결정이 났다. 검찰에서 추가로 수사해 처리 방향을 정한다는 것.
그러나 이같은 수사 장기화로 전현직 군청 공무원들이 무더기 참고인 조사를 받아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군청은 지금까지 계장급 이상 현직 공무원이 40여명이나 조사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2차례 이상 조사 받은 직원도 적잖다는 것.
또 퇴직 간부 및 지역 건설업자 등 10여명도 조사를 받아 역내에선 적어도 50여명이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영덕군청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10여명에 대해 계좌추적도 벌였었다.
이렇게 경찰 수사가 광범해진 뒤 공무원들의 소환 공포증은 물론이고 지역에서는 "마구잡이식 수사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일부에서는 지역 감정 조장, 선거 조기 과열 등을 우려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인구 5만도 채 안되는 영덕이 김 군수 수사로 어수선하고, 군청 분위기는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
때문에 지역민들은 수사가 어떤 식으로든 조속히 마무리 돼야 지역 분위기가 정상을 되찾을 수 있다며 수사 장기화 휴유증을 걱정하고 있다.
영덕.임성남기자 snlim@imaeil.com
"미완성 교향곡은 미완성이었기에 오늘날까지 기억되는 명곡으로 남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여러가지 모자라겠지만 앞으로 잘 도와 주시기 바랍니다".
김우연 영덕군수에 대한 경북경찰청의 29일자 수사결과 최종 발표를 보면서 작년 11월 부임한 뒤 기자 간담회에서 했던 이병진 경북경찰청장의 부임 인사말이 떠 올랐다.
그 말대로 미완성의 아름다움을 실천하려는 것인지, 이 청장은 전임자와 달리 조용하고 소리나지 않게 업무를 처리해 나갔다. 직원들도 전임 청장으로부터 혼이 났던지라 이 청장의 업무방식을 좋아했다. 그뿐만도 아니어서 이 청장 부임 후엔 굵직굵직한 강력사건의 범인들도 잇따라 붙잡았다.
이번 영덕군수 사건에서는 조용함의 미덕은 지나칠 정도였다. 지난달 내사에 들어가면서도 "수사에 방해될 뿐"이라며 언론이 모르도록 극비리에 일을 진행시켰다. 심지어는 언론이 수사 사실을 캐내 보도한 뒤에도 수사 상황이 비밀에 부쳐졌고 이 청장은 나아가 보도자제를 요청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렇게 공을 들였다는 한달간의 의욕적인 수사는 결국 불구속 송치하라는 검찰의 통보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몇년 전 모 시장 사건 수사 때 보였던 경찰의 무력함만 되살린 것. 물론 경찰은 "수사는 잘됐는데 처리가 이상하게 됐다"는 식으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노혁우 수사과장은 "경찰의 능력 부족"이라 자탄하는 것으로, 한 수사 관계자는 "모든 피의자 수사의 원칙은 불구속 아니냐?"는 말로 그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검찰이 불구속 송치를 통보했는데도 끝까지 이를 공표하지 않았다. 추가로 확인된 뇌물수수 부분의 공개마저도 꺼렸다. 신임 이 청장의 미덕을 칭송한 미완성이 이런 것인지 궁금할 뿐이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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