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직장 멋쟁이-수성구청 청원경찰 남시훈씨

차를 몰고 대구 수성구청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사람이 있다.'호텔 도어맨' 같은 복장을 하고 거수 경례를 깍듯이 하는 사람. 올해 36세의 구청 청원경찰 남시훈(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씨. 182cm의 훤칠한 신체에 미남은 아니지만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인상이다. 입가에는 항상 미소가 머물러 있고 '손님'을 맞이하는매너는 특급 호텔 수준이다.

그가 청원경찰의 전형적인 점퍼 스타일의 '푸른 제복' 대신 더블 단추가 달린 와인색 코트를 걸친 것은 지난해 부터. 사비를 털어 한 벌에 20여만원씩 주고 색상이 각각 다른 코트 3벌을 장만했다. 서울 영등포의 한 백화점 안내원의 복장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것.

"민원인들은 구청의 손님들이죠. 손님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손님 대접을 받는다는 기분이 들도록 하기 위해 코트를 맞춰입었습니다".그는 평소 생활한복을 즐겨 입는다. 5년 전부터 입기 시작했는데 옷이 그렇게 편할 수 없다고 한다. 흰색과 남색, 하늘색 등 3벌로 그날 기분과 날씨에 맞춰 입는다.

처음 입었을 때 불편하거나 어색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양복이 더 불편하죠"라고 잘라 말했다. 농촌(안동)에서 자란 성장 배경 때문인지 그에게선 도시인의 냄새가 별로 나지 않는다. 생활한복 이외엔 유행따라 옷을 사입는 일이 거의 없다. 그는 유행을 좇는 것을 사치라고 생각할 정도이다.

그러나 타인의 눈에 거슬리지 않는 선에서 자신만의 멋을 부릴 줄 아는 사람처럼 느껴졌다.남씨는 지난해 구청의 친절공무원에 선정된 것을 비롯 세 차례나 표창을 받을만큼 성실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다. 주말이면 고향에 가서 부모님을 도와 농사를 짓는 효자이기도 하다. 총각인 그는 올해에는 마음씨 착한 짝꿍을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김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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